"나 김민수 검사야" 취준생 죽음 부른 목소리 범인 검거

장성길 2021. 4. 1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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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한 20대 취업준비생이 전화금융사기단의 협박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요.

검사로 사칭해 이 청년을 죽음으로 내몬 목소리의 장본인이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한 청년의 아버지는 "아들의 한이 풀렸다"고 말했습니다.

장성길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1월, 20대 청년에게 서울중앙지검 김민수 검사를 사칭한 전화 한 통이 걸려옵니다.

사기범은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으니, 수사하기 전에 돈 먼저 인출해야 한다고 다그칩니다.

[전화금융사기범 :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자택소재지로 소환장이 먼저 일차적으로 발부되고요, 소환장에 응하지 않고 출석하지 않으면 바로 체포 영장이(발부됩니다). 이해가 대충 되십니까?"]

취업을 준비하던 청년은 인턴 일을 하며 모은 420만 원을 몽땅 날린 데다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는 압박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뒤늦게 사실을 안 청년의 아버지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들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글을 올렸고 2만여 명이 동참했습니다.

경찰은 1년 동안의 끈질긴 수사 끝에 해당 전화금융사기 조직 일당 98명을 차례로 붙잡았습니다.

지난달 말엔 김민수 검사를 사칭한 40대 조직원까지 붙잡았습니다.

이 남성은 범행 근거지인 중국에서 활동하다 최근 국내에서 도피 생활을 했습니다.

[박모선/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팀장 :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을 중국에서 유튜브를 통해 확인하고 죄책감을 느껴서 한 달 뒤에 범행을 그만두고 국내로 입국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최근 4년 동안 전화금융사기 범죄로 100억 원 상당을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일당 98명 가운데 29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청년의 아버지는 아들의 억울함이 풀렸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재판 과정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장성길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

장성길 기자 (skja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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