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귀환 벌써 2.5兆 담았다..코스피 3200 향해 '성큼'
공매도 재개 기대감 '쑥'..주도주 중심 매수세 확대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로 다시 돌아왔다.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5조원 어치를 쓸어담은 이후 주춤했던 이들이 이달 들어 벌써 2조원어치를 담았다. 금리와 달러가 동반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기업의 실적 향상과 5월 3일 재개를 앞둔 공매도 등에 대한 기대감이 외국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외국인의 귀환 시너지로 코스피지수가 3600선까지도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경기 회복 외국인 귀환 시너지↑
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1일부터 이날까지 2조5028억원어치를 담았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는 2조2853억원을, 개인은 121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매수세는 압도적이다
외국인은 이날에만 1063억원어치를 추가로 담으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42% 상승한 3182.38에 마감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0.40% 오른 1014.42선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의 ‘사자’ 행보는 이달 들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6거래일 연속 매수에 나서며 지난해 11월 기록한 14거래일 연속 매수 기록을 추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하며 지난 3월 수출액이 올 들어 처음으로 500억달러 선을 뛰어넘었다. 3월 기준 역대 최고치 기록도 갈아 치웠다. 반도체와 자동차 외에 석유·화학·바이오 관련 수출이 크게 늘었다. 이같은 수출 회복에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라는 반도체 투톱 외에도 LG전자(066570), LG화학(051910), 현대차(005380) 등이 기대 이상의 실적발표를 앞둔 상황이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회복기조도 이어지면서 외국인 귀환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코스피로 외국인 순매수가 기조적으로 유입될 여건”이라며 “5월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액티브, 롱숏, 헤지펀드 등 적극적인 투자성향의 글로벌 유동성이 한국증시로 이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매도 재개 반가운 外人…코스피 3200선 돌진
오는 5월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구성 종목에 한해 공매도가 재개된다. 코스피200이 코스피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2%, 공매도 대차잔고 비중은 94%에 달한다. 코스닥150이 코스닥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총 비중은 48%로 절반 수준이지만, 공매도 대차잔고 비중은 77%에 달한다. 공매도 ‘일부’ 재개가 아닌 사실상 전면적 해제와 유사한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공매도 금지로 1년 넘게 외국인 자금의 헤지 수단이 제한됐지만, 이제는 외국인 수급 측면에서는 부정적 요인이 사라지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9년과 2011년 공매도 재개 후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단기에 증가하기도 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공매도 재개가 외국인 투자자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외국인의 귀환과 함께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3000선을 맴돌던 주가는 3200선을 향해 노 젓기를 시작했다. 최근 증권사들은 코스피 목표지수를 3400~3630으로 수정하며 추가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코스닥은 지난 12일 20년 만에 1000선을 돌파한 이후 3거래일 연속 1000선을 유지하고 있다.
김영환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있지만 백신접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이에 따른 충격이 이전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며 “먼저 외국인이 코스피를 끌어서 전고점 3200선을 두드리고 이후 개인이 밀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돌아온 외국인은 어떤 종목을 담았을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9127억원어치나 담았다. 그 뒤를 △SK하이닉스(3353억원) △카카오(2745억원) △SK텔레콤(2173억원) △LG화학(1749억원) △우리금융지주(1222억원) △엔씨소프트(1093억원) 등이 이었다. K반도체 외에도 인터넷, 화학(2차전지), 게임 등을 두루 담은 것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글로벌 매크로 환경의 변화와 기업이익 모멘텀, 레벨 등을 감안할 때 기존 주도주들 중심으로 점진적인 외국인 매수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지현 (ljh42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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