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에 같은 날 특사 보낸 바이든..대화·압박 '투트랙'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가 14일 방중 일정을 시작한다. 공교롭게 조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날 미중간 긴장도가 가장 높은 지역인 대만에 특사를 파견했다. 미중간 대표적 협력 분야인 '기후'와 적대적 의제 중 하나인 '대만'을 동시에 다루며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는 모습이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케리 특사는 14일 중국 상하이에 도착해 15일부터 16일까지 시젠화 중국 기후특사 등 중국 측 관계자들을 만난 뒤 17일 한국을 방문한다. 케리 특사는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중국을 방문하는 바이든 행정부 첫 고위 인사다.
그의 방중은 오는 22~23일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하는 화상 기후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진다는 일정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기후가 미중간 대표적인 협력 분야로 꼽히는 가운데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에 호응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40개국 정상과 함께 기후 정상회의에 초대했지만, 중국측은 아직 시 주석의 참석 여부를 공표하지 않았다. 성사된다면 화상으로 열리는 다자회의이긴 하지만 양국 정상간 첫 대면하는 자리가 된다.
미중 양국이 신장 위구르 인권문제와 홍콩 문제 및 기술경쟁 등으로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양국이 기후 등 협력 여지가 있는 의제에서 접점을 확대해 긴장 수위를 낮추거나 최소한 갈등이 깊어지는 속도를 늦출 가능성을 기대한다. 미중 양국은 지난달 미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연 바이든 정부 첫 고위급 회담에서도 기후를 북한, 이란 문제와 함께 교집합으로 거론했다.
일각에선 중 당국이 케리 특사의 방중을 수용한 게 기후 정상회의 참석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 해석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 시 주석이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이 가장 꺼리는 사안 중 하나인 대만과의 밀착 행보도 동시에 드러냈다. 로이터통신과 대만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비공식 특사로 파견한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제임스 스타인버그·크리스 도드 전 상원의원이 이날 오후 전용기로 타이베이에 도착했다. 이들은 15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회담을 갖는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이번 특사 파견이 1979년 미국의 대만관계법 제정 42주년을 맞아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만을 방문하게 된 대표단에 대해 "대만의 오랜 친구이자 바이든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원로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또 이번 특사파견이 "대만과 대만의 민주주의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 했다.
미국 측이 전직 관료로 구성한 '비공식' 특사단을 파견해 수위조절을 하긴 했지만 중국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해치고 있다며 반발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마샤오광 대변인은 이날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으로 어떤 외부 세력의 간섭도 허용하지 않는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연합 공보를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중미 3대 연합 공보는 상호 불간섭 및 대만 무기 수출 감축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합의를 말한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를 맺으며 대만과 단교했다. 대신 같은해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통상, 문화 교류 및 무기 수출길을 열어뒀다. 이후 ‘하나의 중국’ 원칙은 미중 외교관계의 기둥으로 유지 돼 왔다.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중국 측 입장을 인정한다는 의미다.
그러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 직후인 2016년 12월 국교 단절 후 처음으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미-대만간 정상통화를 하며파장을 일으켰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미 국무부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는 게 여전히 미 행정부의 입장이라 밝히면서도 대만과의 밀착 행보를 부각시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식에 대만의 주미 대사 격인 샤오메이친 대만 주미 대표를 초대했는데, 이는 1979년단교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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