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노조 "사장 인선 침묵하는 산은은 입장 밝혀야"

"매각 앞둔 중차대 시기..밀실 인사로 거수기 사장 안 돼"

대우건설 사옥. © 뉴스1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대우건설 신임 사장 인선을 앞두고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가 침묵하는 가운데 대우건설노동조합이 "신임 사장 인선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는 14일 성명서를 내고 "성공적인 매각을 진행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는 사장 인선에 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아 회사의 리더쉽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노조가 성명서를 낸 것은 사장 인선 지연 때문이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의 임기가 오는 6월7일 만료되는데도 대주주인 KDB인베스트(지분 50.75% 보유)가 아직까지 연임 여부나 신임 사장 선임 절차 진행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고 있다.

이에 산업은행이 곧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우건설 매각에 사장 인선이 걸림돌이 될까 절차를 미루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대주주 KDB인베스트먼트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산업은행이 사장 인선에 머뭇거릴 뿐만 아니라 임직원 승진부터 자산 매각, 임금인상 등 전방위적인 '경영간섭'을 하고 있다는 점도 비판했다. 산업은행은 앞서 대우건설에 산은과 정권의 '낙하산 인사'를 수차례 내려보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노조는 "(경영 간섭에 따른) 결과에 대해서는 경영진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모든 임직원을 기만하고 있다"며 "대우건설 경영진이 하나의 유기체가 아닌 CEO·CFO·미래전략 3파로 분열돼 제각각 움직이는 기형적인 구조를 갖도록 조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우건설 안팎에서는 김형 사장을 필두로 조직이 정렬되는 것이 아니라 정항기 부사장(CFO), 미래전략본부를 이끄는 임판섭 전무까지 3두(頭) 경영체제로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 돼 있다고도 했다. 이에 회사 리더십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노조 설명이다.

노조는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에 Δ기형적 대우건설 경영 구조에 대한 책임 Δ사장 인선 여부에 대한 입장 표명 Δ신임 사장 선임 시 내부의 신망 있는 인사 중용 Δ능력이 검증된 리더 발탁 Δ경영 자주성 보장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대우건설이 기형적인 경영구조를 갖도록 만든 주범인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가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다면 사장 인선에 대해 조속히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또다시 밀실 인사를 통해 거수기 사장을 임명한다면 노조는 이를 온 힘을 다해 막겠다"고 강조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