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80억' 압구정 아파트..'매도인 반도그룹, 옆집 주인은?'

최동수 기자 2021. 4. 1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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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245㎡ 80억원'

이달 초 서울 강남구 '재건축 대장' 압구정 현대7차 아파트에서 나온 신고가 거래다. 지난해 서초구 반포동에 이어 압구정에서도 평당 1억원을 찍으며 부동산 시장이 다시 술렁인다.

머니투데이 건설부동산 전문 유튜브채널 부릿지는 14일 80억원에 거래된 아파트를 누가 사고팔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현장을 찾았다. 부동산 등기부 등본을 떼어보고 경내 낙찰가를 파악해 차익이 얼마인지, 매수인은 어떻게 돈을 마련했고, 매도인은 왜 팔려고 했는지 알아봤다. 매물을 내놓은 법인과 매물이 거래된 해당 아파트에서는 지난해부터 증권가를 떠들석 하게 했던 건설사와 건설사 오너 이름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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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수 머니투데이 기자
안녕하세요. 부릿지 최동수 기자입니다. 이달 초 압구정현대아파트 전용 245㎡, 80평 아파트가 80억원에 실거래가 돼 화제였는데요. 사실 지난해 반포 아크로리버파크가 먼저 3.3㎡당 1억원을 돌파했죠. 그런데도 80억이라는 숫자는 의미가 큽니다. 시장에서는 아파트 100억원 시대를 맞이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죠.

오늘은 80억원 집을 누가 샀고? 누가 팔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어떤 매수인이 집을 샀고, 어떤 매도인이 왜 집을 내놓았는지 , 속사정은 무엇이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매물을 내놓은 법인과 매물이 거래된 해당 아파트에서는 지난해부터 증권가를 떠들석 하게 했던 건설사와 건설사 오너 이름도 등장합니다. 어떤 스토리가 숨겨져 있는지 끝까지 봐주세요!


▶최동수 머니투데이 기자
먼저 이번에 80억원에 거래된 아파트 앞에 나왔습니다. 뒤에 보이는 곳이 이번에 거래된 아파트입니다. 겉으로 봐도 굉장히 넓은 아파트 인걸 알 수 있는데요. 거래가 성사됐던 4월5일로 돌아가보죠.

등기부 등본을 보면 매도인은 케이피디개발이라는 법인입니다. 부동산들에 물어보니 "이번 매물은 당일 나와서 당일에 바로 거래됐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요. 종합해보면 케이피디개발은 조합설립인가 전에 급히 매물을 처리하려고 했습니다.

조합설립인가가 나면 조합원 지위 승계가 힘들어 지죠. 최소 3년간은 계속 들고 있어야 하고 사업이 진행되면 끝날 때까지 계속 들고 있어야 급하게 팔려고 했던 겁니다.

그러면 케이피디개발은 이 집을 얼마에 사서 80억원에 판 걸까요?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니 2013년 5월 경매에서 낙찰을 받았다고 나옵니다. 당시 6명이 경쟁이 붙어서 33억1000만원을 써낸 케이피디개발이 낙찰을 받았습니다. 8년만에 46억9000만원 오른 것으로 , 매년 약 6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죠.


▶최동수 머니투데이 기자
그러면 80억원을 주고 이 집을 산 사람은 누굴까요? 바로 같은 동네 사람입니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압구정 2차아파트 한강뷰 전용 160㎡에 살았던 A씨와 B씨입니다.

이들은 이 아파트를 판 날 80억원 아파트를 샀습니다. 기존 집 잔금을 받아서 바로 새로 산 집 잔금을 낸 것으로 보입니다. A씨와 B씨는 이 집을 얼마에 샀을까요?

A씨와 B씨는 2017년 11월 30억원 주고 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매도한 가격이 54억원 입니다. 이 집도 신고가로 이슈가 많이 됐죠. 신고가로 팔아서 신고가로 집을 산 것이죠. 3년5개월만에 차익은 무려 24억원인 걸 고려하면 로또가 따로 없네요.


좀 더 계약을 볼텐데요. A씨와 B씨는 54억원에 기존 집을 팔았지만 돈을 한 번에 다 마련하지는 못했나 봅니다. 등기부등본을 보면 케이피디개발로 19억5000만원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습니다. 풀어서 얘기하면 매수인은 우선 낼 수 있는 돈만 내고 나머지는는 추후에 매도인에게 넘기기로 한 것이죠. 급히 팔아야 하는 매도인과 사고 싶은 매수인의 의도가 맞아떨어지면서 이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보입니다.

▶최동수 머니투데이 기자
그럼 이쯤에서 처음에 말씀드렸던 건설사 오너와 건설사 자회사 얘기가 궁금하실 텐데요. 매도인 케이피디개발을 보면서 설명드릴게요.

케이피디개발이라는 이름 생소한데요. 등기만 봐서는 부동산개발 법인처럼 보입니다. 법인 등기를 보면 소재지가 강남 한 건물로 나옵니다. 그런데 이 곳이 한진칼 경영권 분쟁 중심에 있었던 반도건설의 소재지와 같습니다. 케이피디개발은 반도건설 자회사였던 건데요. 2019년 반도건설 감사보고서를 보니 자본잠식상태인 회사죠.


그런데! 여기서 재밌는 사실이 나오는데요.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지만 같은 아파트 같은 층 옆집 소유자가 권홍사 반도건설 전 회장입니다. 권 전 회장은 1999년 경매로 집을 낙찰받은 후 쭉 소유해오고 있습니다. 결론만 놓고 보면 반도건설 자회사인 케이피디개발이 신고가인 80억원에 팔면서, 결국 회장님 집값도 80억원을 찍게 됐습니다.

▶최동수 머니투데이 기자
오늘은 요즘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압구정을 찾았습니다. 하나의 사례였지만 정말 최근 3~4년간 우리 부동산 시장이 얼마만큼 가파르게 상승했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가 이번에 조사하면서 등기를 떼어보았는데 상당 부분 증여를 많이 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팔린 집 같은 층 권 회장 집을 빼고 남은 2개 가구는 2017년, 2020년 증여를 했습니다. 40~50년생이 1970년대생에게 증여했는데요. 저희가 부동산을 통해 보여드렸던 것처럼 증여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강남 아파트 둘러봤는데요. 다음에 또 다른 현장에서 새로운 소식을 들고 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연 최동수 머니투데이 기자
촬영·편집 김진석 PD
디자인 신선용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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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수 기자 firefly@mt.co.kr, 김진석 PD kjs2765@mt.co.kr, 신선용 디자이너 sy053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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