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스큐라] 누가 기침소리를 내었는가? / 김혜윤

한겨레 2021. 4. 1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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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방향이다.

모두들 기침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는 가만히 둔 채 조용히 눈동자를 돌린다.

기침 소리를 냈다고 철퇴로 신하를 죽인 궁예가 이런 기분이었을까.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혹시라도 내가 기침을 하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도 사람들로 가득 찬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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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스큐라]

11시 방향이다. 모두들 기침 소리가 난 방향으로 고개는 가만히 둔 채 조용히 눈동자를 돌린다. 혹시나? 하며 미간에 주름이 진다. 기침 소리를 냈다고 철퇴로 신하를 죽인 궁예가 이런 기분이었을까. 콧잔등 위 철사를 한번 더 꾹 누르며 마스크를 고쳐 쓴다.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혹시라도 내가 기침을 하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도 사람들로 가득 찬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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