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백신수급 불안감 낮춰" 무색..얀센 혈전 논란에 모더나 도입도 불투명

이진경 2021. 4. 1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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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경제 피해 최소화 명목으로 방역 강화를 머뭇거리는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은 악화일로다.

코로나19 백신도 해외에서 혈전 논란과 공급량 부족 등으로 수급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협의 중"이라는 답변 외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2일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 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백신 수급 불안감을 잠재우려고 했으나 악재만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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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확진자 731명.. 97일 만에 최다
정부는 이제와 "거리두기 상향 검토"
14일 서울시 동작구 사당종합체육관에 마련된 동작구 코로나19 접종센터에서 75세 이상 일반 어르신 화이자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인 한 어르신이 예진실 앞에서 코로나19 안내문과 주의사항을 주의 깊게 읽어 보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경제 피해 최소화 명목으로 방역 강화를 머뭇거리는 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은 악화일로다. 코로나19 백신도 해외에서 혈전 논란과 공급량 부족 등으로 수급불안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협의 중”이라는 답변 외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방면의 대비책으로 백신 수급 불확실성을 낮추고 있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확신을 무색게 한다. 코로나19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백신을 접종해 오는 11월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목표도 점점 멀어지는 형국이다. 정부는 이제야 거리두기 상향 검토를 언급했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731명이다. 주말 효과가 사라지자 전날(542명)보다 189명이나 더 많아졌다. 발생 규모로는 지난 1월7일 869명 이후 97일 만에 가장 많다.

국내 지역발생은 714명이다. 수도권(509명)은 지난 1월6일 이후 다시 500명대를 기록했다. 울산과 부산 등 비수도권 7개 지역은 이미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했다.

이미 예고됐던 코로나19 유행이지만 정부는 지난 9일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하는 대신 유흥주점 영업금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만 취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 얀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접종 중단 권고가 내려지자 일리노이주 엘진의 '엘진 이스트사이드 레크리에이션 센터'에 마련된 대규모 백신 접종소가 문을 닫은 채 입구에 폐쇄 알림판이 세워져 있다. 엘진 AP=연합뉴스
이날에서야 거리두기 상향을 검토하겠다는 언급이 나왔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날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방역조치 강화 노력은 적어도 일주일 후에 결과가 나타날 텐데 확진자수가 이미 700명을 넘어서고 있어 다중이용시설 운영시간 제한 강화는 물론 거리두기 단계 상향까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미 거리두기 상향 기준을 넘었는데 안 하고 있다”며 “핀셋방역을 한다면 사람이 모이는 곳에 완벽하게 칸막이를 하고, 일회용 마스크는 못 쓰게 하는 등 세밀하고 철저하게 해야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계속 삐걱대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2일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 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백신 수급 불안감을 잠재우려고 했으나 악재만 계속 터져 나오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희귀혈전증 부작용 우려로 30세 미만 접종이 중단된 데 이어, 얀센 백신도 희귀혈전증 부작용 우려가 제기됐다.
14일 서울 동작구 사당종합체육관에 마련된 동작구 코로나19 접종센터에서 75세 이상 일반 어르신들이 화이자 백신 접종을 받기 위해 예진실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동작구청 제공
얀센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가 난 백신으로, 우리는 600만명분을 계약했다. 희귀혈전증 부작용이 제기되면 아스트라제네카처럼 일부 연령의 접종이 제한되고, 최악의 경우 도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4000만명분 물량을 계약한 모더나 백신은 아예 감감무소식이다. 국내 생산 노바백스도 일러야 6월에나 백신 완제품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11월 집단면역이라는 목표 달성 시기를 앞당기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정부 당국에 촉구한 게 공허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등 문제가 생기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모더나, 화이자 확보에 더 적극 나설 것이고, 그러면 우리 몫은 줄 것”이라며 “11월 집단면역은 현실적으로 희미하다고 본다. 솔직하게 인정하고 목표를 다시 정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경·정필재·박유빈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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