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 출산율 2년 연속 꼴찌

UNFPA 2021년 세계 인구현황 보고서 'my body is my own' / 출처 = unfpa.org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국제기구 통계를 통해 입증됐습니다.

유엔인구기금, UNFPA가 현지시간 14일 내놓은 2021년 세계 인구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와 같은 1.1명으로 세계 198개 나라 가운데 198위를 기록했습니다. 2년 연속 꼴찌입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합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세계 평균 2.4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균인 2.1명보다 1명이 적었습니다. 1.4명인 일본이나 심지어 1.9명인 북한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세계 최고인 니제르의 6.6명에 비하면 6분의 1 수준입니다.

전체 인구 가운데 0~14세가 차지하는 비율도 한국은 12.3%로 일본과 함께 최하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세계 평균인 25.3%의 절반도 채 안 되는 규모입니다. 반면,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6.6%로 지난해보다 0.8%P 늘었습니다. 노인 인구 비중이 늘면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의 연평균 인구성장률은 0.2%로 세계 인구성장률 1.1%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UNFPA 2021년 세계 인구현황 보고서 'my body is my own' 국가별 합계출산율 등 통계 / 출처 = unfpa.org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 2월 발표에서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을 0.84명으로 잠정 집계한 바 있습니다. 유엔 보고서와 수치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세계 최하위권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혼인건수 역시 2015년 30만 건을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21만 건을 간신히 넘겼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출산율 변화를 주도할 1020세대는 심각한 젠더갈등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통계개발원은 어제(13일) 발간한 '한국사회의 혼인·출산 특성과 이행' 보고서에서 청년층의 가치관 변화가 저출산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박시내 통계개발원 서기관은 “개인주의와 현재주의 가치관을 내면화한 청년층은 결혼에 대해 회의적이고 특히 청년여성에게 이런 현상이 더 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결혼필요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인구특성이나 경제적 요인보다 결혼, 가족에 대한 가치관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면서 “지난 수십 년간 혼인과 출산의 주력 세대인 청년층의 가치관의 변화는 제도 및 정책 변화보다 빨랐으며, 이것이 저출산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결혼과 출산의 장벽을 낮추고,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기성세대의 몫”이라고 결론냈습니다.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