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규제 화살에 플랫폼株 '휘청'.."옥석가리기 필요"

이은정 2021. 4. 1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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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터넷기업 "규정위반 않겠다" 서약
"단기적으로 중 플랫폼 섹터 투자위축 불가피"
"중장기 산업구조 긍정적..실적따른 판단도 필요"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중국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가 당국 규제에 휘청이고 있다. 당국은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3조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한 이후 관련 기업들에 규정 위반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아내고 있다. 투자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규제가 중장기 산업 구조 효율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만큼 실적에 따른 ‘옥석 가리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14일 중국 경제일보에 따르면 국가시장감독총국은 이날 1차로 바이두, 징둥, 바이트댄스, 핀둬둬 등 12개 인터넷 기업을 대거 소환해 반독점 관련 규정을 위반하지 않겠다는 취지 내용의 서약서를 받아냈다.

(사진=바이지아하오)
앞서 지난 13일 국가시장감독충국은 인터넷정보판공실, 세무총국 등과 ‘인터넷 플랫폼 기업 행정지도 회의’를 열고 인터넷 기업 34곳이 참석한 가운데 고강도 규제가 계속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당국은 각 사 내부적으로 ‘양자택일’ 등 각종 불법 행위가 있는지 조사해 결과를 대중에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 결과에 대해 당국 차원에서의 확인 조사도 진행해 한 달 후 위법 행위가 발견되면 엄중 처리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일각에선 알리바바가 10일 182억3000만위안 규모의 과징금을 물게 된 것을 기점으로 규제가 점차 사그라들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강화된 것이다. 현지 외신들은 “알리바바가 기록적인 과징금을 받은 이후 텐센트, 메이퇀의 직원들은 자사가 다음 규제 대상이 되고 앞으로 더 많은 조사와 처벌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메이퇀 신선식품그룹 구매 부서 관계자는 “지난 3월에도 150만위안의 벌금을 받았고, 솔직히 지금 당장은 규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정상적인 업무가 어려운 상태”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규제 기업 직원은 “규제로 인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잃는다면 누가 그 손실을 지불할 것인가”라고 했다.

이에 알리바바와 여타 규제 대상 기업들의 주가 흐름은 엇갈렸다. 알리바바 홍콩 상장주는 지난 12~13일 주가가 7% 급등했다. 과징금 규모가 순이익의 10%에 달하지만, ‘플랫폼 경제 반독점법’ 관련 최대 과징금 한도(10%)를 하회해 예상보다 타격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전자상거래, 앤트그룹 규제안 확정에 따라 규제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주가 조정분이 단기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기간 메이퇀은 12% 급락했다. 지난 13일에는 메이퇀, 징동닷컴, 콰이쇼우 홍콩 상장주가 각각 7.4%, 3.5%, 3.1% 하락했다. 중국 당국이 인터넷 기업 34곳을 소환해 서약서를 받아내기 시작한 이날은 메이퇀, 텐센트뮤직 등 일부 기업들이 회복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백승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독점법 위배의 두 가지 큰 조건에 부합할 수 있는 알리바바와 메이퇀 외에 텐센트는 위챗앱 트래픽 독점과 관련해 플랫폼 호환 요구, 벌금 부과 등 가능성이 있다”며 “절대적 시장지배력을 통한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 향유와 상관관계가 낮은 텐센트, 텐센트뮤직, 바이두, 트립닷컴은 독점적 계약 강요 등 반독점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리바바에 대한 대규모 벌금 부과로 전반적인 규제 리스크가 타플랫폼으로 확산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해 보인다”면서도 “실질적 규제 영향이 제한적으로 예상되고, 실적 모멘텀이 유효한 텐센트, 바이두는 매수 기회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 규제가 공정한 질서 수립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거래에 있어 옥석 가리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황선명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중국 플랫폼 섹터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은 불가피하지만, 정부의 규제가 공정한 시장 질서 수립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중장기 산업 구조 효율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며 “막연한 불안감보다는 향후 1분기 실적에 따른 옥석 가리기 전략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이은정 (lej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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