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팔달] '카스 안팔아!' 유흥업소 사장님들 오비맥주 불매운동, 왜?

엄하은 기자 2021. 4. 1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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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유흥업소 사장님들이 오비맥주에 화가 단단히 났습니다. 

오비맥주가 업소에 공급하는 맥주 가격만 콕 집어 올렸기 때문인데요. 

가뜩이나 코로나 때문에 장사가 안돼서 죽을 맛인데, 업소용 술값마저 올리면 우린 죽으란 거냔 얘기입니다.

실제로 서울 강남의 오비맥주 본사 앞에 가면 1인 시위를 펼치는 유흥업소 사장님들 모습이 자주 눈에 띕니다. 

엄하은 라이브데스크가 정리한 이번 주 유통팔달  발제 내용부터 들어보시죠.

[기자]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 소식에 전국 유흥업자들의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흥업소에서 취급하는 맥주 330ml 병 제품의 가격이 올랐기 때문인데요.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란 게 오비맥주의 설명이지만, 유흥업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조차 어려워진 상황에서 '엎친 데 덮친 격'이란 입장입니다.

오비맥주 제품을 반품하는 등 불매운동까지 벌이고 있어 오비맥주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됩니다.

어떤 일이 생긴 건지 자세히 짚어 보겠습니다.

[앵커]

맥주 시장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정상영업을 못해 안그래도 힘든 유흥업소와 상생을 저버리고 나 홀로 가격을 올린 건데요.

향후 오비맥주의 이미지와 시장 점유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이는데요.

자리로 돌아온 엄하은 라데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 보죠.

오비맥주가 가격을 얼마나 올렸죠? 

[기자]

오비맥주는 이달부터 카스와 카프리 등 주력 제품 가격을 올렸는데요.

오비맥주는 카스 330ml 병과  페트병 제품 출고가를 약 12원 인상했고, 카프리 330ml 병 출고가 역시 15원가량 올렸습니다.

330ml 병은 일반 음식점이나 소매점이 아닌 유흥업소에서 취급하는 제품인데요.

오비맥주는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500ml 제품 대신, 330ml 가격을 올려서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지만,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유흥업자들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식당에 납품하는 맥줏값은 안 올리고 유흥업소에 납품하는 맥줏값만 올렸다는 뜻이네요? 

지금 벌어진 상황만 놓고 보면 사장님들 입장에선 충분히 억울할 것 같기도 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식당에서 주로 쓰이는 500ml 병 제품은 가격 인상에서 제외되면서 '형평성에 맞지 않다'라며 유흥업자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가격 인상분은 유흥업소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인데요.

유통 구조를 보면 오비맥주가 출고가로 도매업체에 맥주를 납품하면, 도매업체가 다시 유흥업소 등에 맥주를 판매하는 구조입니다. 

출고가가 오르자 서울 도매업체는 카스 330ml 30병이 들어 있는 한 박스 도매가를 1000원 인상했는데요.

이미 도매가를 올렸기 때문에 도매업체는 당장 손해를 보진 않지만, 손님들에게 판매하는 맥주 값을 바로 올릴 순 없는 유흥업소 등 소매업체는 가격 인상분을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전국의 유흥업소와 단란주점 사장님들 사이에서 오비맥주를 보이콧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인다고요?

[기자]

네, 전국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곳곳에서 오비맥주 제품을 대리점에 반품하고 더이상 오비맥주 제품을 주문하지 않는 등의 불매운동에 돌입했습니다.

관계자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최원봉 / 한국유흥음식점중앙회 사무총장 : 24시간 영업할 땐 이 (인상) 금액이 부담스러운 금액은 아닙니다. 그러나 시기적으로 너무 안 좋은 시기에  인상했기 때문에…. 하이트(진로)나 롯데 제품을 사용하고,  업소에서는 오비맥주 330ml (병은) 전부 빼는 걸로….]

불매운동을 이끌고 있는 중앙회와 한국단란주점협회 등은 약 4만 명 가량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만큼 오비맥주 역시 타격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유흥업소 사장님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군요.

오비맥주 측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오비맥주는 난감하다는 입장입니다.

오비맥주 측은 "개정된 주세법에 따라 세율 인상분을 반영해 가격 조정을 피할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는데요.

이어 불매운동과 관련해선 "원만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3월부터 맥주 세율은 0.5% 올랐는데요.

지난해 연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것으로, 맥주 1L당 세율이 약 4원 정도 인상됐습니다.

이에 따라 출고가 조정은 다른 주류업체에도 남겨진 숙제인데요.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은 가격 인상과 관련해 아직 정해진 바 없단 입장입니다.

여름 성수기를 직전에 둔 만큼, 소비자 저항은 물론 점유율 경쟁까지 신경 써야하는 상황에서 주류 가격 인상에 대해 조심스럽다는  업계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달라진 주세법에 따라 출고가 조정은 피할 수 없었다는 오비맥주와 하필 이 시국에 올렸어야 했냐는 유흥업소 간의 신경전이 거센데요.

안 그래도 경쟁사 하이트진로의 무서운 추격을 받고 있는 오비맥주의 시장 점유율이 불매운동 여파로 더욱 흔들리는 것은 아닐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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