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우려·지연에 결국 화이자뿐..백신방역 '사면초가'
'부작용' AZ 접종 계획 틀어지고
얀센도 美 등서 혈전 논란 불거져
모더나는 '공급망 구축' 늦춰져
화이자 수급 최대한 늘려 맞혀야
"11월 집단면역 사실상 힘들듯"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라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계획이 틀어졌다.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을 미국에 우선 공급하기로 한 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혈전 부작용을 이유로 얀센 백신 사용 중단을 권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도 혈전 부작용 논란에 휩싸이면서 30대 미만 연령층을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한 상태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었던 백신 가운데 350만 명분의 화이자 백신을 제외하면 모두 수급에 문제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절벽이 현실화하면서 11월 집단면역 형성이라는 목표는 사실상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14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이하 추진단)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도입이 확정된 물량은 904만 4,000명분(1,808만 8,000회분)이다. 추진단은 2분기 중 얀센·노바백스·모더나 백신 물량을 추가로 271만 2,000회분 도입하는 방안을 두고 협상하고 있어 최대 1,040만 명분(2,080만 회분) 백신이 공급될 수 있다.
하지만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백신들에 잇달아 문제가 발생하면서 접종 계획이 어그러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모더나가 미국에 백신을 우선 공급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국내 도입 일정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모더나는 오는 7월 말까지 미국에 추가로 1억 회분 백신을 우선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 외 지역 공급망은 미국 지역 공급망보다 구축이 1분기 정도 늦었다”고 전했다.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걸린 시간만큼 공급 시간이 지연되면 다른 나라로의 백신 공급은 미국 공급 일정보다 최소 1분기 늦어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내의 경우 5월께 도입을 기대했지만 7월 이후 1분기 뒤인 10월로 미뤄질 수 있다. 방역 당국 역시 “상반기 내 백신 공급사별 구체적 물량과 3분기 도입 계획에 대해 각 백신 공급사들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혀 도입 물량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지난해 4분기부터 현재까지 미국에 약 1억 1,700만 명분의 백신을 공급했다.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 전달한 물량이 1,500만 회분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다.
얀센 백신도 AZ 백신과 마찬가지로 혈전증 생성과 관련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며 국내 접종을 시작하기도 전에 안전성 논란이 불거졌다. 국내에 도입해도 접종 가능성이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불신이 커지면 접종율도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뉴욕타임스(NYT)와 CNBC방송 등에 따르면 뉴욕과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미국 내 최소 35개 주가 보건 당국의 권고 직후 얀센 백신의 접종을 즉각 중단했다. 유럽연합(EU)은 얀센으로부터 올해 말까지 최소 2억 회분의 백신을 받기로 했지만 존슨앤드존슨(J&J) 측이 백신 출시를 연기하겠다고 통보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이날 얀센 백신 접종을 중지했다. 주한 미군도 접종 이후 ‘희귀 혈전증’ 발생 사례가 보고된 얀센 백신 사용을 잠정 중단했다. 백영하 범정부 백신도입 태스크포스(TF) 백신도입총괄팀장은 “얀센 백신의 미국 내 접종 중단과 관련해 국내 도입 계획은 아직 변경되지 않은 상태”라며 “질병관리청과 지속적으로 이 부분을 모니터링하면서 안전성을 점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확보 물량의 59%를 차지하는 AZ 백신(533만 7,000명분)은 혈전증인 ‘뇌정맥동혈전증(CVST)’ ‘내장정맥혈전증’ 부작용 논란이 불거지며 이미 접종 계획이 틀어졌다. 정부는 지난 11일 30대 미만 연령층 약 64만 명을 AZ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로 인해 2분기 접종 대상자 가운데 27%의 접종이 미뤄졌다. AZ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접종 동의율도 떨어졌다. 실제 올 2월 국내 첫 접종 당시 동의율은 93.7%였지만 이달 12일부터 시작한 전국 특수학교 종사자와 유치원 및 초중고교 보건교사의 백신 접종 동의율은 70.0%로 하락했다.
의료계에서는 11월 집단면역 달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화이자 수급을 2,000만 명분까지 늘려 3분기에 최대한 많이 맞혀야 한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방역을 최대한 강화하고 조기 진단, 조기 치료에 힘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분기가 중간 정도 지나갔는데 인구의 3% 접종도 못한 상황인데 여러 제약이 생겼다”며 “11월 집단면역 도달한다는 목표를 수정해야 할 상황으로 보이고 정부가 솔직하게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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