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CEO '내부통제의무' 어디까지? 징계 논리 분석 나선 증권사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2021. 4. 14. 17: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줄줄이 금융감독원의 징계를 받은 가운데 금융 투자회사들이 제재 논리를 분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감원이 최근 라임·옵티머스운용의 펀드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를 판매한 금융사 CEO를 징계할 때마다 "경영진이 내부통제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책임이 크다"는 논리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금감원의 금융사 CEO 잇단 제재에
금투협, 관련 연구용역 발주 검토
여의도 증권가./서울경제DB
[서울경제]

최근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줄줄이 금융감독원의 징계를 받은 가운데 금융 투자회사들이 제재 논리를 분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간 금감원이 경영진 징계의 근거로 삼아온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어떻게 해석할지를 놓고 법적 기준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이다.

14일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금융회사 지배 구조에 관한 법률(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규정된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와 관련해 연구 용역 발주를 검토하고 있다. 이 법 제24조에는 금융회사가 임직원의 직무 수행 시 준수해야 할 기준·절차, 즉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번 연구 용역의 목적은 내부통제기준 마련의 법적 책임을 살펴보는 데 있다. 우선 내부통제기준 준수 의무를 위반했을 경우의 제재 적절성을 따져볼 방침이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서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범위를 어디까지로 정해놓았는지도 살펴볼 계획이다.

이를 두고 금융 투자 업계에서 금감원의 경영진 징계 논리를 분석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금감원이 최근 라임·옵티머스운용의 펀드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를 판매한 금융사 CEO를 징계할 때마다 “경영진이 내부통제기준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책임이 크다”는 논리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라임 펀드 판매사의 CEO였던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전 대신증권 대표)과 윤경은 전 KB증권 대표, 김형진 전 신한금융투자 대표 등은 금감원으로부터 직무 정지 처분을 받았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에게는 회사의 옵티머스 펀드 판매와 관련해 문책 경고가 내려졌다. 직무 정지, 문책 경고 모두 중징계로 분류되며 확정 시 연임이나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된다.

금융사들은 “내부통제기준을 법에 따라 제대로 마련했는데 미흡한 모습이 나타났던 것일 뿐”이라고 반박해왔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서 내부통제기준 위반에 대한 ‘책임 소재’를 따로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CEO를 징계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연구 용역도 금투협 소속 증권사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투협 관계자는 “회원사에서 내부통제기준 관련 연구 용역을 해달라고 요청해 협회 내부적으로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금투협과 별도로 자본시장연구원에서도 내부통제기준의 의무 범위와 위반 시 제재의 적정성 등을 연구하고 있다. 업계·당국 모두 내부통제기준 ‘준수’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자본연 관계자는 “우리나라 금융사들은 내부통제기준을 컴플라이언스(준법 감시)의 관점에서 보는 반면 감독 당국은 이를 일종의 감독 도구로 간주하는 것 같다”며 “이처럼 내부통제기준을 ‘안 지키면 처벌되는’ 요소로 간주하면 내실보다는 위원회·보고라인·서식에 집중하는 등 형식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심우일 기자 vita@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