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대유행 초읽기..전문가 "하루 2000명대 올수도"

정지성 2021. 4. 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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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K방역
하루 확진자 97일 만에 최다
거리두기 2.5단계 기준 넘어
전문가 "하루 2천명대 올수도"
이번주 추이 보고 '격상' 판단

◆ 희비 엇갈린 韓·美 백신접종 ◆

지난달 개학 이후 학교·학원 등에서 학생·교직원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올해 3월 새 학기 개학 이후 학생과 교직원 확진자 수가 19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 동구 보습학원 강사의 코로나19 확진이 인근 고등학교와 학원으로 번지며 무더기 감염이 발생했다. 전북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방과후수업 강사를 매개로 초등학교 4곳과 학원 1곳으로 감염이 확산되며 학생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다. 특히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대전 고등학교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마스크를 턱에 걸치는 이른바 '턱스크'를 한 채 이동한 것으로 드러나 학교 내 방역에 구멍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4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31명으로 전날(542명)보다 189명 늘어나면서 지난 8일(700명) 이후 엿새 만에 다시 700명대로 올라섰다. 확진자 수만 놓고 보면 올해 1월 7일(869명) 이후 97일 만에 최대 기록이다.

정부는 애초 신속한 백신 접종을 통해 신규 확진자 발생을 최대한 억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백신 접종이 혈전 부작용 발생 등으로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상황이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백신 확보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늦었으면서도 그간 방역 성과를 내세워 'K방역'이라고 자처해온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감염 재생산지수(1명의 환자가 감염시킨 사람 수)'가 1.12를 넘었고, 감염 경로를 조사 중인 환자 비율이 30%에 육박하는 등 모든 지표 방향이 상황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면서 "수도권 확진자 비율이 70%를 넘었으며, 대부분 지역에서도 감염의 증가세가 뚜렷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확산세가 갈수록 거세지면서 정부는 방역 대책 강화를 다시 고심하고 있다. 정부는 앞서 지난 9일 거리 두기 3주 재연장 방침을 발표하면서 상황이 악화될 경우 3주 이내라도 언제든지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격상(수도권 2.5단계)하고 밤 10시까지인 영업 마감 시간을 밤 9시로 1시간 앞당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당장 거리 두기를 강화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고강도 거리 두기와 전국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가 몇 달째 이어지면서 국민의 피로감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단 이번주에 확진자 발생 추이를 좀 더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주에 상황을 조금 더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거리 두기 조정이나 영업시간 제한 등과 관련한 방역 강화 부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QR코드 애플리케이션 방식의 '전자예방접종증명서' 도입을 발표했다. 또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고령층 등 고위험군이 밀집한 요양병원·시설 내 확진자 규모가 85% 감소했다는 분석도 내놨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확산세를 꺾을 '골든타임'을 놓친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특별한 조치 없이 확산이 이뤄진다면 확진자 수가 2000명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선 백신 접종이 빠른 국가들의 일상이 정상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선 거리 두기 단계 상향 조정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외 백신 모범 국가들은 사실상 코로나19 집단면역에 도달했다고 자체 판단하며 식당·술집 등의 영업을 재개하고 있는 추세다.

영국은 지난 12일(현지시간)부터 봉쇄 조치 완화를 통해 상점, 미용실, 체육관, 야외 술집과 식당의 영업을 재개했다. 이와 비교해 한국의 백신 접종률은 14일 기준 약 2.4%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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