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15% 오른 SK텔레콤, 회사 쪼개 반도체 ICT 투자 확대

임영신 2021. 4. 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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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지배구조 개편
ICT 투자전문회사 새로 출범
11번가·ADT캡스 등 거느려
올해 IPO 추진해 경쟁력 확보
"중간지주사와 SK 합병 안해"
"SK텔레콤 사업가치가 25조원이고, 서브파티(뉴 ICT 자회사)가 10조원, SK하이닉스가 100조원으로 총 140조원이 돌아가는데 주가 상승으로 연결이 안 되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지난달 25일 주주총회에서 올해 지배구조 개편 착수를 공식화하며 했던 말이다.

박 대표는 "통신업(業)을 새롭게 정의하고 뉴 ICT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해 기업 성장에 대한 부분을 인정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14일 SK텔레콤이 기업분할에 나선 데엔 뉴 ICT를 전면에 내세워 기업가치를 최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박 대표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도 기업가치 제고라는 게 SK텔레콤 설명이다. SK텔레콤은 기존 유·무선 통신사업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클라우드와 같은 첨단 기술을 결합해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신사업 추진 동력을 강화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기업분할을 통해 회사를 둘로 나눴다. 각 회사 역할이 다르다. 우선 기존 통신 사업을 중심으로 한 'AI&디지털 인프라 컴퍼니'는 SK브로드밴드를 자회사로 두고, AI 기반 구독 서비스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14일 온라인 타운홀 행사에서 지배구조 개편 방향과 회사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SK텔레콤]
새롭게 출범하는 ICT 투자전문회사는 비통신 분야 신사업에 집중한다. SK하이닉스를 비롯해 11번가, ADT캡스, 티맵모빌리티와 같은 SK텔레콤의 대표적인 신규 사업이 배치된다. 그동안 이들 회사는 기존 지배구조에선 '통신 산업' 틀에 갇혀 있었다. 투자회사 밑으로 배치하면 통신 사업과 분리된다. 이렇게 되면 올해부터 본격 추진하는 기업공개(IPO) 흥행 가능성을 높이고, 증시 입성을 통해 확보한 실탄으로 투자에 나서는 식으로 사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도 유리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1번가가 아마존과 손잡고 티맵이 우버와 합작법인을 세우는 것처럼 글로벌 기업과들과의 전략적 제휴에도 장점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가치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SK텔레콤의 주가는 기업구조 재편 소식이 전해지면서 최근 한 달 새 약 15% 급등했다. 분할 이후 두 회사의 합산가치는 약 3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배구조 개편을 서두르는 것은 내년에 시행되는 개정 공정거래법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개정 공정거래법을 따르려면 내년부터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율을 기존 20%에서 3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현재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율은 20.1%다. 연내 지배구조를 개편하지 않을 경우 지분을 약 10% 끌어올리기 위해 10조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당장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SK하이닉스 변화는 크지 않다. SK텔레콤은 신설될 투자 중간지주사를 SK(주)와 합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공정거래법상 SK(주)의 손자회사로 인수·합병(M&A)을 하려면 인수 대상 기업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SK하이닉스가 M&A 경쟁에 참전하려면 그 지위가 SK(주)의 자회사로 바뀌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중간지주사인 투자회사와 SK(주)의 합병 수순을 밟아야 한다. 새 지배구조상에선 대규모 M&A는 여전히 제약이 많지만 ICT 투자전문회사의 자회사가 된 만큼 지금보다는 투자가 수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업계에선 ICT 투자전문회사와 SK(주)의 합병 가능성에 여전히 주목하는 분위기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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