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후특사 케리, 방중..전방위 충돌 속 협력 이뤄질까 '눈길'

조소영 기자 2021. 4. 1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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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부터 16일까지 中 머물러..17일에는 한국으로
中도 기후협력 긍정 분위기 속 "日 오염수 변수될 듯"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 특사.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세계패권을 두고 경쟁 중인 미국과 중국이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서는 '초월적 협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미국이 존 케리 대통령 기후 특사를 중국에 보내 협력 의사를 타진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의 선택이 주목되고 있다. 양국 간 외교·안보적 긴장감을 고려해본다면 중국의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중국 또한 기후문제를 외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일부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각국 정부에 따르면 케리 특사는 14일부터 17일까지 중국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해 기후변화 대책을 논의한다. 14일 중국 상하이에 도착해 15일부터 16일까지 시젠화 중국 기후 특사 및 중국 측 관계자들을 만난다. 시젠화 특사는 세 차례의 유엔 기후변화회의에서 중국 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인물이다.

17일에는 한국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 등과의 만남이 예정돼 있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나 문재인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도 열려있다.

케리 특사의 이번 방중 및 방한은 오는 22~23일 화상으로 열리는 '지구의 날' 계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최 기후정상회의 및 올해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대한 협력 요청을 위한 것이다.

기후정상회의와 COP26의 목표는 각국이 탄소 배출을 줄임으로써 지구의 온도 상승을 1.5도 이내로 묶어두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지구 생명체들의 치명적 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각 나라의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취임 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퇴했던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복귀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말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등 40개국 정상에게 기후정상회의 초청장을 보냈다.

이중에서도 중국의 응답이 주목됐던 가운데 중국은 아직 참석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양국은 지난달 미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진행한 고위급 회담에서 인권과 핵심이익이라는 가치를 두고 충돌하는 등 냉랭한 만남을 가진 바 있다. 그나마 양국 사이에 남은 것은 기후문제였다. 당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란과 북한, 아프가니스탄, 기후 분야에서 우리의 관심사가 교차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적 구상(기후정상회의)에 참여하게 된다면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국들과 협력해 중국에 대해 제재를 취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미국과 협력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중 간 기후협력을 연구 중인 톰 우드루프 아시아사회정책연구소 연구원은 NYT에 "지난 3월 (앵커리지) 회담을 보면 양국은 기후변화 문제를 다른 분쟁으로부터 차단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면서 "중국 입장에서는 기후문제에 대해 미국과 협력할 방법을 찾는 것에서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더 많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1월2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존 케리 기후 특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기후변화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중국 측에서도 케리 특사의 방중은 양국 간 기후협력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해석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環求時報)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기후문제는 중국과 미국이 협력할 수 있는 주요 공통 영역"이라고 말했다. 리하이동 중국외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중국에 익숙한, 합리적 인물인 케리 특사를 중국에 파견하는 것은 기후협력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호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현재 정치적인 분위기(반중정서)를 고려할 때 기후변화에 대한 협력이 양국관계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실용적인 문제에서 대면 협상은 전혀 연락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 또한 기후변화 문제를 정책에서 우선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시 주석은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중국은 2030년을 기점으로 탄소 배출량을 감소세로 전환해 2060년까지 탄소중립(탄소 순배출 총량 '0')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케리 특사의 방중을 받아들인 것은 시 주석이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하겠다는 의지와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시 주석이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이를 기후정상회의가 열리기 직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05년 배출량보다 50% 가량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지난 13일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출 문제에 미국이 힘을 실어준 점이 이번 기후협력의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리하이동 교수는 이와 관련 "미국이 편협함과 위선적인 지정학적 경쟁심리를 버리고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중국, 한국과 기후협력 캠페인을 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련의 회담에 정통한 한 인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앵커리지 회담이 보여주듯이 최근 (미중) 양국 간 논의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중국은 회담에 큰 기대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들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2021.4.1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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