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 "9kg 증량·거친 느낌" '낙원의밤' 엄태구 완성한 내성적 갱스터(종합)

고승아 기자 2021. 4. 1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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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구/넷플릭스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강렬한 얼굴에, 허스키한 목소리로 거친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동시에 내성적이고 소심하기도 한 갱스터가 있을까. 배우 엄태구(38)는 넷플릭스 영화 '낙원의 밤'(감독 박훈정)에서 '내성적인 갱스터' 태구 캐릭터를 구현하며 또 다른 매력을 펼쳤다.

엄태구는 14일 오후 취재진과 화상으로 만나 '낙원의 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9일 공개된 '낙원의 밤'은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브이아이피' '마녀' 등을 연출한 박훈정 감독의 신작으로,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이 호흡을 맞췄다.

수줍은 모습으로 얼굴을 비친 엄태구는 "전 세계에 공개되어 일단 너무 신기하다"라며 "다른 나라들 반응도 궁금하고 너무 좋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영화에 대해 "태구 캐릭터가 많이 나와서 부담이 많이 됐다"며 말문을 연 뒤, "주연으로 제안을 받아서 놀랐고, 대본에 캐릭터 이름이 태구라고 적혀있어서 놀랍고 재밌고 신기했다"라며 "사실 감독님을 처음 뵙고 왜 저를 캐스팅 하셨는지는 물어보지 않았지만, '태구' 캐릭터에 저를 생각했냐고는 물어봤는데 아니라고 하시더라, 예전에 쓴 대본이고 저를 모를 때 쓰셨다고 했다"며 웃었다.

엄태구/넷플릭스 제공 © 뉴스1

상업영화에서 첫 번째 단독 주연작이기도 한 이번 영화에 대해선 "영화가 작고 크고 상관없이, 단독 주연이라기보다는 어떤 주인공 중에 한 명이었던 영화들이 조금씩 조금씩 제게 쌓이면서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며 "그리고 감독님과 또 전여빈 배우, 그리고 차승원 선배님 박호산 선배님 여러 분들이 계셔서 부담을 조금 덜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엄태구는 극 중 범죄 조직 에이스지만 한순간 라이벌 조직의 타깃이 되어 낙원의 섬 제주로 향한 태구를 맡았다.

그는 "초반에 누나랑 조카를 잃고 시작이 되어서 제주도 촬영할 때도 그 감정과 순간을 기억하고 갖고 있으려고 했는데, 그게 되게 힘들다는 걸 느꼈다"며 "너무 밝게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어두워서도 안 되니까 감정선을 유지하려고 하는게 중요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시청자 분들에게 감정선이 느껴져야 하기 때문에, 디테일하게 잡는 게 쉽지 않더라"며 "태구의 감정들을 잃지 않기 위해서 계속 복기하고 돌이켜봤는데, 그게 심리적으로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태구를 위해 9㎏ 증량도 했던 그는 "일단 무조건 많이 먹었고, 살찌는 보충제를 많이 먹어서 효과를 많이 봤다"고 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태구가 처음 등장할 때 얼굴만으로 어떤 캐릭터 서사가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해서, 삶에 찌들고 지치고 누나의 병 상황, 그리고 일을 관둬야 하나, 조카에 대한 걱정, 그런 것들을 품 안에 담고 하려고 했다"며 "외적으로는 피부도 스킨, 로션만 바르면서 거칠게하고 립밤만 바르는 식으로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엄태구/넷플릭스 제공 © 뉴스1

엄태구는 극중 태구와 다른 점이 있냐는 질문에 "전혀 다르지 않다. 연기할 때 캐릭터 외적으로 살을 찌우거나 걸음거리나, 태구는 이렇게 할 거야 이런 것들을 상상하는데, 거기에 내적으로는 물론 부딪히는 지점이 있지만 어쨌든 선한 모습이든, 제 안에 악한 모습이든 다 제 안에 있는 것들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에서 전여빈과의 호흡도 눈을 사로잡는다. 엄태구는 전여빈이 '향수 같은 배우'라고 한 뒤, "전여빈 배우를 '밀정' 때 잠깐 마주치고 대화는 못 나눠 봤고, 이후에 영화 '죄 많은 소녀'에 나오셨는데 연기 괴물이라는 기사를 봤다 어떻게 했길래 그 말이 나왔을까 싶어서 봤는데 진짜 연기 괴물이더라. 연기 너무 잘하고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전여빈이 장식한 엔딩을 정말 좋아한다고도 덧붙였다.

엄태구는 '태구의 결말이 마음에 드냐'는 질문에 "마음에 들었다, 원래 처음 받았을 때 대본에도 나와 있었고, 촬영하면서도 대본이 수정된 것이 없어서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이어 "농담으로 조금 더 덧붙이자면, 양 사장 성격 때문에 정말 제가 끝을 맺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며 솔직하게 밝히기도.

'낙원의 밤' 공개 이후 연기 평가를 찾아 봤다는 엄태구는 "제가 작품을 하고 나면 객관적이지 않아서, 초반에 더 열심히 반응을 찾아본다"며 "내성적인 갱스터라는 표현이 기억에 남더라, 그 표현은 처음 들어봐서 더 새롭고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엄태구/넷플릭스 제공 © 뉴스1

거친 역할보다는 오히려 '러블리'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는 얘기가 나오자, 엄태구는 "러블리 하진 않습니다"라며 웃었다. 이어 영화에서 '조카 바보'로 나온 장면을 언급, "사실 조카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 장면이 정말 걱정을 많이 했는데 보기에 걸리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며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촬영 전에 걱정했던 장면 중 하나다"라고 덧붙였다.

선 굵은 연기로 영화 '밀정' '택시운전사'로 임팩트를 안겼던 그는 2007년부터 꾸준히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자신만의 연기로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이번 영화를 하면서 감독님과 스태프분들과 하루하루 지내며 친숙해지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면서 조금씩 더 즐기게 됐다. 배우 개인으로서는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것이 나중에 몇 년 지나고 나서 보면 어떤 자양분이 됐을지 더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어 어떤 배우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 엄태구는 "촬영한 신이 그날 정말 만족스럽게 나오면 끝나고 나서 차에 탔을 때 가장 행복하다"라며 "그저 한 작품, 한 작품 그 작품에 누가 되지 않게, 잘 해나가고 싶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엄태구/넷플릭스 제공 © 뉴스1

엄태구는 반전 매력을 보이기도 했다. SBS '동물농장' 애청자라고 강조한 엄태구는 "그저 애청자로서 한 번 나가보고 싶은 프로그램"이라며 "동물을 좋아해서 '동물농장'을 자주 보고, 동물과 함께 하는 게 재밌을 것 같아서 불러주시면 나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엔 정말 재미없게 집에 있는데, 가끔 부모님이 보내주시는 우리집 강아지 '엄지' 사진을 보고 웃는다, 그걸 보는 게 일상"이라고 덧붙였다.

엄태구는 OCN 드라마 '홈타운'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seung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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