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주 된 아들 학대해 숨지게 한 20대 부모, '국민참여재판' 신청

울음 안 그친다고 손바닥으로 때려..7차례 이상 반복 폭행
숨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 조사 과정서 학대 드러나

생후 2주 된 아들을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된 남편 A(24·오른쪽 사진)씨와 아내 B(22)씨가 지난 18일 오후 전북 전주 덕진경찰서 유치장에서 걸어 나오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생후 2주 된 아들을 손으로 때리는 것도 모자라 바닥에 내던져 두개골 골절 등으로 숨지게 한 비정의 20대 부모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살인 혐의와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각각 구속기소된 친부 A(24)와 친모 B(22)씨는 14일 오후 전주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강동원) 심리로 열린 공판 준비기일에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길 희망한다고 재차 밝혔다.

이들은 국민참여재판 진행 여부를 묻는 재판장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으며, 그 이유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이들은 당초 사건 관할 법원인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국민참여재판 희망서를 제출하면서 전주지법 본원으로 이송됐다.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피고인이 국민참여재판을 원하고 지방법원 지원 합의부가 회부 결정을 하면 사건은 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이송돼 재판을 받게 된다.

이에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일을 정하기 전 공판 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다음 기일은 다음달 10일 오전 11시 같은 법정이다.

A·B씨 부부는 지난 2월3일부터 9일까지 1주일여 동안 전북 익산시 한 오피스텔 주거지에서 생후 14일 된 아들이 분유를 토하고 울음을 쉽게 그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손바닥으로 얼굴, 허벅지, 발바닥 등을 때리고 바닥에 깔린 얇은 매트리스에 내던져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직후 부부는 “아이가 갑자기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고 아이는 응급처치와 함께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당시 숨진 아이의 얼굴 등에서 아동학대로 의심되는 멍 자국을 발견하고 이들을 긴급체포했다.

부검 결과 아이는 뇌출혈(두피하출혈)과 정수리 부위 두개골 골절 등에 따른 두부 손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소아과 전문의는 “아이가 제때 치료를 받았더라면 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소견을 내놨다.

이들은 경찰에서 “아이가 침대에서 자다가 떨어져서 머리를 바닥에 부딪혔다”고 둘러대다가 계속된 추궁에 “홧김에 때렸는데, 숨질지 미처 몰랐다”며 일부 혐의를 인정하는 진술로 번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이의 사망 책임을 서로 떠미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이들 부부는 양육 과정에서 아이를 7차례 이상 이런 폭행을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