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하면 2500가구 더 늘어, 공급이 집값 잡을 것", 잠실주공5단지 가보니..[부동산360]
"서울시 조건부 승인 기다리느라 수년 째 허송세월"
준주거지역 50층 아파트 포함 6000여가구 대단지 예정
올해 공시가격 급등..세금 줄이려 집주인 실거주 전환 추세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잠실주공5단지가 재건축되면 2500가구가 순증됩니다. 제 2의 헬리오시티 효과를 일으키는거죠. 지금 당장 기대감에 순간적으로 집값이 오를 수는 있어도 공급이 풀릴 때는 오히려 집값이 떨어질 것입니다.”(잠실주공5단지 정복문 조합장)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은 지난 12일 서울시 주택분야 업무 보고를 받으며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와 관련, “법규와 절차, 빠르게 추진 가능한 세밀한 실행 계획을 정례적으로 보고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아직 잠실주공5단지의 정비계획 심의를 상정하지 않은 상태지만 조합원들의 기대감은 어느때보다 높다. 정비계획 주요 사항은 대부분 결정됐다. 아울러 국제현상공모와 공공시설에 대한 세부내용만 서울시가 도시계획 수권소위를 열어 통과시키면 곧바로 건축심의(사업시행인가)로 넘어갈 수 있다. 그 다음은 재건축 사업의 9부 능선인 시공사 선정이다.
한 조합원은 “우리는 조합도 설립이 안된 은마 아파트하고는 다르다”며 “이미 2013년에 조합이 설립됐고, 준주거지역은 50층, 나머지 3종 일반주거지역은 35층으로 정해져 층수 문제로 고민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지금 당장 재건축을 해야 할 정도로 시설이 열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조합장은 “70년대 준공된 아파트여서 일부 가구는 기존 110Ⅴ를 220Ⅴ로 승압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녹물 때문에 급수관을 세척하다 터져 아랫집에 피해를 주는 일도 수시로 발생한다”고 전했다.
낮은 전세가격은 아파트의 열악한 실거주 여건을 반영하고 있다. 전용 83㎡ 기준 평균 전세가는 5억원 수준으로, 바로 옆 단지인 리센츠 85㎡의 평균 전세가 10억2800만원의 절반에 그친다. 현재 조합원인 소유주가 직접 거주하는 비율은 40% 정도이며, 나머지는 세입자가 거주 중이다.
늦어지는 재건축을 기다리다 못해 대대적인 수리를 하고 입주하고 있는 집주인도 있다. 단지 내의 A공인 대표는 “최근에 실거주를 해서 보유세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집주인이 늘어났다”면서 “세입자를 내보내고 5000만원 가량을 들여 올수리를 하고 들어온다”고 말했다.
잠실주공5단지 역시 최근 아파트 공시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한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전용 83㎡ 기준 올해 공시가격이 16억3700만원 대로, 지난해 13억1200만원 선에서 3억원이 넘게 올랐다.
실제로 600여 가구가 공시가격 이의신청에 동참했다. 조합 관계자는 “우리 아파트 두 채 가진 조합원이 계산해보니 보유세가 5000만원이 나왔다”면서 “웬만한 직장인 1년 치 연봉만큼 세금을 내는데 항의하지 않으면 더 이상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29일 올해 단독주택·공동주택 공시가격이 결정·공시된다.
새 시장 취임과 함께 곧 재건축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면서 호가가 뛰고 있기도 하다. 전용 83㎡ 매물의 최근 실거래가는 26억8000만원(8층)까지 거래됐는데, 일부 매물의 호가는 28억원까지 나오고 있다.
바로 옆 단지인 리센츠 전용85㎡는 23억원대 후반에 거래되고 있다. A공인 대표는 “5단지가 잠실역 바로 앞인데다가, 재건축 시 40평형대 아파트를 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잠실주공 5단지를 비롯해 압구정, 여의도, 목동 등지의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서 호가 상승세가 가팔라지자 오 신임시장은 ‘일주일 내 규제완화’에서 ‘신중론’으로 한 발 물러섰다.
오 시장은 “너무 서두르다가 또 동시다발적으로 많이 하다가 주변 집값을 자극해서 오히려 시민 여러분께 누를 끼칠 가능성도 있다”며 “신중하지만 신속하게 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 조합장은 “집값을 잡는 방법은 공급을 늘리는 것 뿐”이라며 “주공5단지가 재건축되면 2500가구가 늘어나는데, 그만큼 가격이 떨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현직 공인중개사도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재건축을 위한) 멸실이 진행되면 일시적으로는 집값이 오르겠지만 추후 공급이 쏟아질 때는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며 “가락동 헬리오시티가 대표적인 예”라고 덧붙였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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