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와 미국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 왜 지지했을까?

김소연 2021. 4. 1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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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지난 13일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기로 결정하자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잇따라 지지 성명을 발표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과 중국, 러시아 등 인접 국가가 강하게 반발하는 속에서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가 대놓고 일본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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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물질 오염수.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지난 13일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기로 결정하자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잇따라 지지 성명을 발표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과 중국, 러시아 등 인접 국가가 강하게 반발하는 속에서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가 대놓고 일본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일본의 발표가 있던 당일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사무총장 이름으로 성명을 내고 “일본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의 지지는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해 2월 후쿠시마 제1원전을 직접 방문한데 이어 지난달 23일엔 화상으로 오염수 관련 “일본 정부의 노력을 평가한다”며 사실상 후원자 역할을 했다.

1957년 설립된 국제원자력기구는 원전 정책에 있어 ‘안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확대에 방점이 있다. 원전의 위험성을 만천하에 알린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원만한 마무리는 일본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의 공통된 목표라고 환경단체들은 말한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폐로와 오염수 처리는 핵심 과제인 만큼, 이들이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원전 강국 중 하나인 일본은 국제원자력기구에서 영향력이 세다. 한국 외교부 자료를 보면, 국제원자력기구 정규 예산 분담률의 경우 일본은 8.2%로 미국(25%), 중국(11.6%)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오염수 바다 방류에 힘을 모은 미국과 일본을 합하면 33.2%로 압도적인 수치다. 한국은 2.2%로 11번째다. 특히 현 사무총장 전에 이 기관을 이끌던 수장은 일본의 아마노 유키야다. 아마노 전 사무총장은 2009년부터 별세하기 전인 2019년까지 10년 동안 사무총장을 맡아왔다.

그동안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던 미국의 즉각적인 지지 성명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기후변화 등 환경에 큰 관심을 가졌던 조 바이든 행정부가 해양 생태계, 수산물을 먹는 주변 국가에 큰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 오염수 방류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을 견제하는데 있어 일본의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면서 외교적 차원의 협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정화시설로 제거할 수 없는 ‘삼중수소’에 초점을 맞추게 한 것도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를 일본 쪽에 서게 했다는 분석이다. 삼중수소는 일본뿐 아니라 미국, 중국, 한국 등 원전 시설이 있는 나라에선 각국이 정한 기준치 이하로 만들어 바다에 방류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와 미국이 일본 결정에 대해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고 말한 이유다.

하지만 후쿠시마 제1원전 탱크 속에 보관된 오염수는 사고로 녹은 핵연료 냉각수에 빗물, 지하수가 스며들면서 삼중수소뿐만 아니라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이 뒤섞여 있다. 한 번의 정화를 했지만 오염수의 약 70%에는 세슘과 스트론튬, 요오드 등 방사성물질이 여전히 포함돼 있다. 일본 정부가 다시 정화를 해서 방사성 물질을 기준치 이하로 낮추겠다고 강조하지만, 2차 정화에 대한 결과는 아직 정확히 공개된 적이 없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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