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상속세' 납부기한 임박..12조원 어떻게 마련하나(종합)
상속세 5년간 분납 예상..배당금·대출 등으로 충당, 주식 매각은 안할 듯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 신고·납부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삼성 일가의 상속 문제도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최근 이건희 회장 명의의 미술품과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를 마쳤으며 본격적인 유산 배분과 상속세 납부 방식을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건희 회장이 남긴 재산은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 19조원 상당과, 감정평가액 기준 2조∼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술품 등이다.
여기에 한남동 자택과 지분 절반을 소유한 용인 에버랜드 땅 등 부동산, 현금 등을 합하면 상속 자산이 22조∼23조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업계는 유족들이 내야 할 상속세가 주식 지분만 11조원에 달하고 미술품·부동산·현금 등 기타 자산에 대한 상속세만도 '1조원+α(알파)'에 달해 전체 1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한다.
최근 미술계를 중심으로 기부냐 상속세 물납 허용이냐를 놓고 시끄러웠던 이건희 컬렉션 중 일부는 유족들이 기증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술계는 미술품 애호가이자 '큰 손'이던 이건희 회장의 미술품을 유족들이 상속세 마련을 위해 해외로 매각하면 귀중한 자산이 유출되는 것이라며 그간 상속세 물납제 허용을 요구해왔다.
이와 관련해 현재 이광재 의원이 미술품 물납제 도입을 골자로 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에 계류중이고 기획재정부도 미술계의 건의에 대해 관련 검토를 진행중이지만 물리적으로 4월 말까지 결론이 나긴 어렵다.
미술계에 따르면 미술품 애호가였던 이건희 회장 소유 미술품은 국보급 문화재와 고가의 근현대 미술 등 약 1만3천점에 달한다.
정선의 인왕제색도, 조선시대 청화매죽문 항아리 등 국보 30점, 보물 82점 등 국내 문화재와 파블로 피카소, 앤디 워홀, 알베트로 자코메티 등 세계적인 미술가의 작품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일가가 보유한 미국 팝 아트 작가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은 과거 삼성 비자금 수사의 단초가 되기도 한 작품이다.
유족들은 이 가운데 일부 국보나 보물 등 문화재를 국립현대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기증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기부 규모는 감정평가액 기준으로 1조∼2조원 규모로 알려졌으나 아직 구체적인 기증품과 기증처, 절차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게 미술계의 전언이다.
유족들의 상속세 신고 납부 시한이 이달 30일까지여서 그 전에 기증 여부와 대상이 확정되면 상속 재산에서 빠지고 상속세 납부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재계 관계자는 "기증 물품이 확정되면 유족을 대신해 이달 중 삼성측에서 별도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증할 미술품 규모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유족들이 납부할 상속세 규모는 달라질 전망이다.
또 주식과 부동산, 미술품 등 남은 유산을 어떤 비율로 상속받느냐에 따라 각각 납부할 세금도 다르다.
유족들은 상속세를 최대 5년간 분할납부(연부연납)하는 방식을 택할 전망이다.
확정된 상속세가 총 12조원이라면 2조원(6분의 1)을 이달 말 납부하고 나머지는 연 1.8%의 이자를 적용해 5년간 분할납부 하는 것이다.
유족들은 일차적으로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보유 주식의 배당금을 통해 상속세를 낼 것으로 보인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과 유족들은 작년 회계 기준으로 이번 삼성전자의 특별배당금까지 포함해 총 1조3천79억원을 배당받았다. 이중 상당액이 삼성전자의 배당금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특별배당은 최근 3년 만에 처음 이뤄진 것이어서 특별배당이 없는 평년에 총수 일가가 받는 정기 배당금은 이보다 적은 8천억원 가량에 그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부족한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유족들은 은행권 신용대출과 일부 제2금융권 대출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세무전문가는 "삼성 일가가 보유한 현금과 채권·보석 등 현금성 자산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지만 상속세 납부를 위해 대출을 받는다면 실제 자금이 부족해서일수 있고, 자금출처의 투명성 측면에서 받는 이유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총수 일가가 모두 보유하고 있으면서 그룹 경영권과 관련이 적은 삼성SDS 주식을 매각해 상속세를 충당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으나 현재까지 삼성의 움직임으로 볼 때 주식 매각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에 정통한 한 재계 관계자는 "주식을 매각하려면 일찌감치 블록딜 형태로 매각을 준비해야 할텐데 그런 움직임은 없어 보인다"며 "주식 매각은 상속세를 도저히 낼 수 없을 때 선택할 최후의 수단인데 주가와 주주보호, 경영권 안정 측면에서도 그럴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현재 이재용 부회장이 수감중이고, 최근 충수가 터져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 변호인을 통해 상속 문제를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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