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돌아온 배당 시즌..'톱3' 삼성家 3인 배당금만 1조 넘어

장유미 2021. 4. 1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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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이재용·홍라희, 배당금 '톱3'..실적악화 속 고배당 유지 일부 오너家 '눈총'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본격적인 배당 시즌이 도래하면서 주요 그룹 총수들의 배당금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상장사의 2020년도 배당 규모가 전년보다 확대된 가운데 코로나19 속에서도 호실적을 거둔 일부 기업 오너들은 이번에 큰 폭으로 늘어난 배당액을 챙길 것으로 보여 재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6일 사상 최대 규모인 13조원을 배당금으로 주주들에게 지급한다. 삼성전자는 이번 결산배당에서 기존 결산 배당금인 보통주 주당 354원(우선주 355원)에 특별배당금 주당 1천578원을 더해 지급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배당금 총액은 총 13조1천243억원에 이른다.

이 중 최대 주주인 총수 일가가 받는 배당금은 1조원을 넘는다. 주요 그룹 오너일가 중 개인별 배당 1위는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으로, 삼성전자 보통주 4.18%, 우선주 0.08%를 보유해 배당금 7천462억원을 받는다. 이는 전년보다 무려 2천714억원 더 늘어난 액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상속인들이 나눠 가진다. 이 회장은 2009년부터 12년 연속 배당수익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 보통주 0.07%를 보유한 이 부회장은 1천258억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주요 기업 총수 중에선 가장 많다. 삼성전자 보통주 0.91%를 갖고 있는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은 1천620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한다. 삼성가 3인의 배당액만 총 1조340억원으로, 대부분은 일가의 상속세 재원으로 쓰일 전망이다. 삼성 오너일가의 상속세는 주식 지분만 11조원에 달하며 미술품, 부동산 등 기타 자산에 대한 상속세를 합하면 전체 12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대한상의]

삼성 오너일가 외 배당금이 가장 많은 총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SK는 지난 2월 9일 이사회를 열고 주당 6천원의 기말배당을 지급키로 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실시한 중간배당(주당 1천원)을 포함하면 2019년보다 40% 늘어난 배당금이 책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SK 지분 18.44%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최 회장은 작년 배당금으로 908억원을 받게 됐다. 이는 전년 대비 260억원가량 증가한 액수다.

891억원의 배당금을 받게 된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도 '톱5'에 올랐다.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780억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777억원) ▲구광모 LG 회장(688억원) ▲정의선 현대차 회장(582억원)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337억원)도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등 4곳에서 총 224억원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2019년에는 6개 계열사에서 213억원의 배당금을 받았지만 올해는 계열사 4곳만으로 예년 수준을 뛰어넘어 눈길을 끈다. 이는 지난해 7월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지분을 상속 받은 영향이 컸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에서 138억원, 롯데쇼핑에서 81억원, 롯데제과에서 2억원, 롯데케미칼에서 3억원 등을 받는다. 전년 대비 11억원 증가한 액수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CJ 계열사를 통해 총 255억원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전년보다 약 20억원 늘어난 것으로, CJ와 CJ제일제당, CJ ENM 등 3곳에서 받는다. 이 회장은 지분 42.07%를 보유한 CJ에서 246억원, CJ ENM(지분 1.82%)에서 6억원, CJ제일제당(0.43%)에서 3억원을 받는다. CJ 배당금이 1천850원에서 2천원으로 늘며 이 회장 몫이 증가했다. 유통 대기업 총수 중에선 총 배당금 순위로 1위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각 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전년보다 약 53% 늘어난 133억원가량을 배당 받는다. 이마트는 배당금을 그대로 유지했으나, 정 부회장이 작년 9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으로부터 이마트 지분 8.22%를 증여받은 것이 배당금이 늘어난 주된 이유로 분석됐다. 정 부회장의 이마트 보유 지분은 10.33%에서 18.55%로 늘었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은 이마트에서 103억원, 광주신세계에서 29억원을 받는다. 삼성전자 주요 주주여서 이곳에서도 거액을 배당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정 부회장은 2018년 기준 삼성전자 보통주 24만5천 주(액면분할 전)를 보유하고 있었다. 당시 삼성전자 주가 250만원 기준 평가액은 약 6천100억원이었다. 다만 현재 보유 지분이 어느 정도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외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70억원,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은 39억원을 배당금으로 받는다.

GS는 핵심 계열사의 부진 여파로 악화된 실적을 기록했지만 흑자를 기록한 전년과 동일한 배당금을 지급키로 결정한 상태다. 보통주는 주당 1천900원, 우선주는 주당 1천950원이다. 배당금 총액은 전년과 동일한 1천800억원으로, 이 중 허태수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의 배당금은 900억원 이상이다.

현재 지주사 GS는 오너일가 48명이 52.14% 정도의 지분을 골고루 나눠 갖고 있는 상태로, 허용수 GS에너지 대표(5.16%)가 GS의 지분율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 전임 그룹 회장인 허창수 명예회장은 4.66%, 현 그룹 회장인 허태수 회장은 2.08%다. 이 외에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가 2.64%, 허세홍 GS칼텍스 대표가 2.32%, 허연수 GS리테일 대표가 2.21%를 갖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GS가 창사 이래 두 번째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작년 실적 악화 속에서도 배당금을 줄이지 않은 것은 취임 초기인 허태수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인 평가를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배당금을 전년과 동일하게 유지한 것이 주주친화 경영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있지만 결국 회사가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서도 오너일가의 배만 불렸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태수 GS 회장 [사진=GS그룹]

일각에선 국내 기업들도 세계적인 대기업들처럼 기업 이익을 현금 배당으로 쓰는 것보다 기술 개발이나 인수 합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당이 늘어나면 주주 이익에 당장 도움은 될 수 있지만 기업 성과가 나쁘고 현금이 고갈되는 상황에서 대주주가 사익 달성을 위해 과도하게 배당하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지만 현금 배당 대신 기업 이익을 신사업에 투자해 주가를 높이는 데 활용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처럼 국내에서도 일부 오너들이 자신의 재산을 기부하거나 연봉을 반납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고배당 기조를 유지하며 오너일가의 배를 불리는 기업들도 많다"며 "지나친 배당은 투자를 방해할 우려도 있는 만큼 기업들이 어느 정도의 이익은 신사업에 투자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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