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됐던 SK텔레콤, 인적분할로 주가 날개 달까?
반도체 포함 ICT 중간 지주회사로 신설 예정
지난해이후 SKT 주가, 시장수익률 1/3 수준 그쳐
유안타 목표가 37만원 상향..시총 30.5조 제시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를 신설하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주가가 재평가될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17%(6500원) 하락한 29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전날 장중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지만 이날 반락한 것이다. SK하이닉스(000660)도 외국인이 500억원 가까이 내다팔면서 1.79%(2500원) 떨어진 13만7000원을 기록했고, 지주사인 SK(034730) 역시 2% 하락한 29만3500원으로 마감했다.
SK텔레콤은 이날 장마감 이후 SK브로드밴드 등 유무선통신회사와 SK하이닉스 ADT캡스 11번가 T맵모빌리티 등 반도체 및 ICT 자산을 보유한 지주회사로 인적분할하는 안을 검토한다고 공시했다. SK텔레콤 통신부문(SK브로드밴드 포함)을 존속법인으로 남기고 SK텔레콤 중간지주사를 신설법인으로 해 SK하이닉스와 ICT 계열사들을 담는 방안이다. 분할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상반기내 확정될 예정이다. 인적분할로 기존 SK텔레콤 주주는 분할비율대로 신주를 각각 배정받게 된다.
회사측은 “분할존속회사는 유무선통신사업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과 구독형 마케팅, 데이터센터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분할 신설회사는 반도체를 포함한 글로벌 ICT 전문 투자회사로 진화·성장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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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작업 실패(2018년)를 계기로 변화된 대주주의 소액주주 권리침해는 매우 어려운 환경에 직면했다”며 “ESG 정신을 강조하는 현재와 미래 주식시장 환경에서 최대주주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SK텔레콤 비통신부문 성장잠재력을 낮추고 주가를 의도적으로 낮추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분할로 SK텔레콤의 주가 소외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이후 SK텔레콤 주가 상승률은 시장수익률의 3분의 1수준에 그친다. 2020년 연초 주가를 100으로 환산해 코스피지수와 SK 주요계열사의 상대주가 추이를 살펴본 결과 이날 종가기준 코스피는 46.3% 상승했고, SK하이닉스만 44.7% 오르며 시장수익률과 비슷했다. 지주사인 SK와 SK텔레콤의 주가는 각각 25.4%, 13.8% 상승에 그치며 시장수익률을 크게 밑돌았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SK텔레콤의 목표주가를 32만원에서 37만원으로 15.6%(5만원) 상향했다. 이를 토대로 한 SK텔레콤 시가총액은 30조5000억원(통신 14조6000억원, 비통신(투자부문) 15조9000억원) 수준으로 이날 종가기준 시총(23조6989억원)보다 28.7%(6조8011억원) 가량 많다.
최 연구원은 “이번 인적분할이 약 31조7000억원에 달하는 투자자산 가치를 SK텔레콤 시가총액에 반영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라며 “인적분할 이후 비통신부문의 사업성과를 만들어내고 투자자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게 더욱 중요한 작업”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현대중공업, 효성(004800), SK케미칼(285130), KCC(002380), DL(000210) 등 최근 몇년간 이뤄진 인적분할 사례를 통해 검증됐다는 것이다. 효성의 경우 분할 전 시가총액은 5조원에 불과했지만, 최근 4개사의 합산 시총은 7조6000억원에 달한다. 두산(000150) 역시 분할 전 2조원을 밑돌던 시총은 분할 이후 5조원을 웃돌기도 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신업황 개선 가능 기대감에도 SK텔레콤 주가는 오르지 못했다”며 “SKT 경영진이 SK와 합병 우려를 줄일 수 있는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마련한다면 SK텔레콤 주가는 한 단계 레벨업 될 공산이 크다. 서서히 매수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재은 (alad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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