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가져가세요".. 뿔난 택배기사들, 강동구 아파트 세대별 배송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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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단체가 택배차량 지상도로 출입을 금지하자 택배기사들이 "세대별 배송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일 5000세대가 사는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단체는 택배차량이 아파트 단지에 들어올 경우 저상택배차량으로 개조해 지하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손수레를 이용해 배송하도록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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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저상택배차량 개조·손수레 이용하라는 건 전형적인 갑질"
14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은 해당 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오늘부터 물품을 아파트 단지 앞까지만 배송하고 찾아오시는 입주민 고객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 8일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13일까지 아무런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이를 사실상 대화를 거부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배송 중단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주자대표회의는 택배차량 출입 제한 이전 1년의 유예기간을 줬다지만, 그 유예 결정을 누구와 협의해 내렸는지가 핵심”이라며 “지금 갈등은 택배노동자들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통보했기에 발생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노조는 “택배차량 제한은 노동자에게 더 힘든 노동과 비용을 강요하는 내용이라는 점 또한 문제”라면서 “입주자대표회의는 지금이라도 책임을 지고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앞서 지난 8일 5000세대가 사는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단체는 택배차량이 아파트 단지에 들어올 경우 저상택배차량으로 개조해 지하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손수레를 이용해 배송하도록 요구했다. 해당 아파트는 ‘차 없는 아파트’로 설계됐고 택배 차량이 지상으로 들어올 경우 사고 위험과 보도블록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 입주자대표회의의 주장이었다.
이에 노조는 “이는 전형적인 갑질로 택배노동자들은 절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며 반박했다. 노조는 “일반택배차량의 화물실 높이는 180cm이며 저상택배차량의 경우 127cm가량”이라며 “일반택배차량에서는 허리를 펴고 작업을 할 수 있으나 저상택배차량의 경우 허리를 깊이 숙인 채 혹은 기어 다니면서 작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택배노동자들은 하루에도 수백 번 택배차량에 오르내리며 고중량 물건을 옮기는 작업을 하게 되는데 화물실의 높이가 현격히 낮아짐에 따라 허리, 목, 어깨, 손목, 무릎 등에서 근골격계 질환 유발이 더욱 빈번해지고 심각해진다”고 우려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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