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상담소>Q: 대학원 지도교수님이 갑자기 돌아가시니 인생이 무상하네요

기자 입력 2021. 4. 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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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대학원생입니다.

뭐랄까요? 인생무상이라는 말처럼 삶이 너무 덧없게 느껴집니다.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나요? 변치 않을 것 같은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시들고, 영원할 것 같은 젊음도 세월을 거스를 수 없는 것처럼 말이지요.

우리가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가는 이유는 한 번뿐인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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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문요한 정신과 의사

▶▶ 독자 고민

이공계 대학원생입니다. 매일 밤늦게까지 연구하느라 힘들지만 미래를 위해 나름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두 달 전에 지도 교수님이 갑작스럽게 심혈관질환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존경했던 분이라 더욱 충격이 컸습니다.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연구가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뭐랄까요? 인생무상이라는 말처럼 삶이 너무 덧없게 느껴집니다. 어차피 죽으면 다 끝인데 뭘 이루겠다는 것도 다 부질없게 느껴지고 뭘 해도 의미가 없는 것 같네요.

A:‘유한하기에 가치있는 삶’ 인정할때… 허무감도 사라지게 될 것

▶▶ 솔루션

삶을 살아가다 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불행과 마주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이하는 불행은 마치 무방비 상태에서 둔기로 얻어맞은 것처럼 우리를 크게 휘청거리게 합니다. 특히, 가까운 사람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삶 전체를 뒤흔들어 놓을 만큼 그 충격은 강하고 오래 이어집니다.

두 달이 넘었는데도 그 충격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네요. 게다가 삶의 방향까지 잃어버린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우리는 흔히 삶이 덧없고 허무하다고 느껴질 때 ‘무상(無常)’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부정적인 의미로 쓰는 말이지요. 그런데 원래 ‘무상’이라는 말은 세상에 영원한 실체는 아무것도 없고 모든 게 변화한다는 뜻입니다. 불교의 핵심 가르침이기도 하지요.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나요? 변치 않을 것 같은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시들고, 영원할 것 같은 젊음도 세월을 거스를 수 없는 것처럼 말이지요.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요? 그러나 우리는 일상의 분주함 속에 빠져 이 만물의 변화와 삶의 유한성을 늘 잊고 삽니다. 그러다가 이렇게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만나면 별안간 삶의 유한성에 눈을 뜨게 됩니다. 이는 처음에는 깊은 슬픔과 허무감을 안겨주지만, 점차 삶에 의미와 방향성을 부여해 줍니다. 우리는 죽음과 마주할 때야 비로소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죽지 않고 지금의 삶이 끝없이 이어진다면 어떨 것 같나요? 삶이 더 의미 있고 가치 있게 느껴질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삶이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 것은 유한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가는 이유는 한 번뿐인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게 변화하고,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허무가 아니라 지혜로 이어집니다. 지금 느끼는 허무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변치 않고 지속될까요? 구름이 커졌다가 비가 돼 사라지는 것처럼 허무감 또한 커졌다가 다시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다시 해가 떠오릅니다. 이번 기회에 삶에 대해 깊이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이왕이면 걸으면서 사색하기를 권합니다. 천지가 봄입니다. 벚꽃이 지고 나니 이제 철쭉이 한창입니다. 이 철쭉도 지고 말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장미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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