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인천 2개월 여아 태어난 모텔 주인 "동사무소에 도움 여러번 요청했지만 결국.."

이동준 2021. 4. 1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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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의 한 모텔에서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A양이 모텔에서 태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A양은 지난 2월16일 오전 10시 30분쯤 모텔 객실 안 화장실에서 태어났다.

B씨 부부는 A양이 태어나기 한참 전인 지난해 6∼7월부터 20여 차례 박씨의 모텔을 찾아 매번 1∼2일 정도를 머물렀다.

B씨 부부는 A양이 태어난 뒤에는 박씨가 운영하는 모텔로 돌아가지 않고 인근 다른 모텔을 옮겨 다니며 생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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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구속 / 남편 혼자 어린 남매 돌보다 학대 가능성
A양이 머물던 모텔 객실. 연합뉴스
 
인천의 한 모텔에서 아동학대가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A양이 모텔에서 태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A양은 지난 2월16일 오전 10시 30분쯤 모텔 객실 안 화장실에서 태어났다.

당일 친부 B(27)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A양의 탯줄을 자르고 그의 어머니인 산부 C(22)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A양이 태어난 모텔 주인 박모(67)씨는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여름부터 어린아이를 데리고 20번 넘게 하루 이틀씩 모텔에 와서 지냈다”고 말했다.

B씨 부부는 A양이 태어나기 한참 전인 지난해 6∼7월부터 20여 차례 박씨의 모텔을 찾아 매번 1∼2일 정도를 머물렀다.

어린아이와 자주 모텔을 찾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박씨가 이유를 묻자 B씨 부부는 처음 “여행 왔다”고 했으나 나중에는 “이사를 해야 하는데, 날짜가 맞지 않아 모텔에서 지낸다”고 말했다.

B씨 부부는 A양이 태어난 뒤에는 박씨가 운영하는 모텔로 돌아가지 않고 인근 다른 모텔을 옮겨 다니며 생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는 “출생 후에는 더는 모텔에 돌아오지 않았다”며 “아기 엄마 옷이랑 아기용품 등을 그대로 두고가 혹시 몰라 비닐 봉지에 담아서 보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기를 모텔에서 출산한 부부가 남기고 간 각종 물품. 연합뉴스
이어 “(A양이 출생했을 당시) 119가 와서 출산했다고 하길래 객실에 올라갔더니 방이 엉망진창으로 돼 있었다”며 “안타까운 마음에 모텔에서 아이를 낳으면 어떡하느냐고 야단을 쳤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그러면서 “소방대원들에게도 꼭 좀 도와달라고 했고 동사무소에도 연락해 이대로 놔두면 뉴스에 나올 법한 일이 벌어질 것 같다고 도와달라고 했다”며 “혹시라도 잘못되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꼭 좀 도와달라고 여러 번 얘기했다”고 전했다.

박씨는 “다시 모텔에 오면 도움을 받을 방법을 알려주려고 했는데, 돌아오지 않아 걱정하는 마음이었다”며 “동사무소에도 여러 번 도와달라고 했는데 결국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B씨 가족이 지낸 인근 다른 모텔 주인의 연락으로 관할 지자체인 부평구 직원들이 모텔을 방문해 복지서비스와 출산지원금에 대해 안내하고, 아기용품과 밑반찬 등을 지원했으나 지난달 중순 B씨 부부와 연락이 끊겼다.

이후 인천시 한 행정복지센터 공무원이 B씨 부부와 1주일 넘게 연락이 닿지 않자 이달 5일 경찰에 공문을 보내 소재지를 확인해 달라면서 수사를 의뢰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원이 모텔에 도착했을 당시 아기는 호흡하고 있었으나 의식은 없는 상태였다.

A양은 호흡이 정지된 상태가 좀 지난 것처럼 팔과 다리에서는 피부가 푸른색을 띠는 청색증이 있었고 코안에서는 출혈이 보였다.

사건 현장에 없던 친모는 사기 혐의로 지명수배 됐다가 구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아내가 구속되자 A양과 아들을 혼자 돌본 것으로 전해졌다. 

B양은 현재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종합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의료진은 정밀 검사 후 “아기의 머리뼈가 부러지진 않았으나 뇌출혈이 있다”고 진단했다. 소방당국의 공동대응 요청을 받고 함께 출동한 경찰은 B양이 학대를 당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하고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B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을 거쳐 학대 정황이 담긴 메시지가 있는 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학대 정황이 발견돼 피의자를 체포했고 정확한 경위는 조사하고 있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할지는 검토 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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