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김신록 "신하균, 항상 동등하게 대해줘..귀감 되는 선배" 눈물[EN:인터뷰①]

박정민 2021. 4. 14.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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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정민 기자]

배우 김신록이 '괴물'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신하균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눈물을 보였다.

김신록은 4월 14일 뉴스엔과 진행한 JTBC 금토드라마 '괴물'(극본 김수진/연출 심나연) 종영 인터뷰에서 "진짜 좋은 드라마에 출연했구나 싶다. 방송 중일 때는 해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되짚어 보니 배우로서, 시청자로서 좋은 드라마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전 작품인 tvN 드라마 '방법'에서 무당 역할을 맡았던 김신록은 '괴물'을 통해 전혀 다른 결의 강력계 형사 오지화로 분했다. 오지화는 강력계 팀장이자 이동식(신하균 분)과 박정제(최대훈 분)의 절친한 친구다. 이들의 든든한 후원군을 자처하는 오지화는 카리스마와 인간미를 동시에 지닌 인물. 김신록은 우정과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오지화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김신록은 오지화에 대해 "자기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위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큰 인물이다. 그런 힘으로 경찰이 됐고, 옆에서 사건을 지켜보고 조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단점일 수도 있는데 늘 다른 사람을 위하는 것에 기울어 있는 게 가슴 아프면서도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자 강력계 형사라고 했을 때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는 인물이 많이 없다. 그래서 전형성도 잘 모르겠고, 또 너무 개성적으로 하면 형사 같지 않을 것 같았다. 어떻게 하면 강력계 팀장 같으면서 오지화라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형사로서 일할 때 프로페셔널하게 잘 하려고 했다. 외적으로는 일이 더 보일 수 있도록 평소에 입던 옷을 많이 가져가서 입었다. 비주얼적으로 너무 신경 쓰려고 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전형성을 탈피하고자 했던 욕망은 오지화에게 잘 녹아들었을까. 김신록은 "시행착오가 많았다. 아시다시피 두 번째 드라마니까 마음 편하게 긴장 없이 나의 어떤 상상이나 시도를 하기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어떤 부분은 의도하지 않았는데 얻어걸리고, 또 어떤 부분은 의도했는데 잘 안됐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까"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본인의 캐릭터 표현도에 대해서는 "5점 만점에 3점 정도? 시청자들이 4점을 주신 것 같다"며 웃었다.

극중 지화는 모두가 의심스러웠던 만양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동식 편이었던 인물이다. 동식은 지화를 배려한다는 마음으로 한주원이 자신 대신 정철문(정규수 분) 집에 갔다는 사실을 숨겼고, 지화는 동식에게 서운함이 섞인 분노를 터트렸다. 해당 신에 대해 김신록은 "다른 매체에와 인터뷰에서 전문직 여성들이 적당히 참고, 화내고, 도도한 이미지가 있어서 다른 쪽으로 잘 표현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 기사를 작가님이 보셨다고 하더라. 그래서 지화한테 좀 더 강한 말하기를 주고 싶었다고 하셨다. 이걸 찍고 나서 안 사실이지만 16부에 걸쳐서 지화가 가장 자기 말을, 깊은 마음을 과감 없이 이야기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화라는 인물이 사람이나 삶에 대해 믿음을 갖기 힘든 환경에서 살았다. 전사에 지화가 태권도를 국가대표급으로 하다가 허리디스크 부상으로 인해서 좌절하고 경찰이 됐다고 나온다. 그러다가 이창진 만나서 이혼하게 됐고, 부모님과도 떨어져서 살았다. 그래서 더더욱 사람을 믿고 싶어 하는 사람인 것 같다. 동식이가 지화한테 '경찰인데 민정이 손가락 숨긴 거 너도 모른 척하고, 한주원도 모른척하지 않았냐'라고 묻는다. 그때 지화가 '그래도 노력은 해봐야지'라고 절박하게 말하는데 이게 극을 관통하는 지화의 코어인 것 같다. 믿을 수 있는 걸 믿고, 지키려고 하는 절박함이 있는 인물이라는 사실이 그 대사를 통해 잘 드러났던 것 같다. 그 순간을 써주셔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신하균, 최대훈과 호흡에 대해서도 밝혔다. 김신록은 "신하균 선배님은 정말 귀감이 되는 분이다. 연기적으로든 연륜에 있어서든 윗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동료로서 상대를 동등하게 대해주고 맞춰줬다. 저도 그런 선배가 되고 싶다. 농담하고 덤비면서 연기했는데 너무 고마운 순간들이 많았다. 역할이 중요한 선배가 편하게 해주지 않았으면 연기를 할 수 있었을까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대훈에 대해서는 "연극계에서도 연기 잘하기로 소문한 배우다. 저는 드라마 문법을 잘 모르니까 연극처럼 드라이브를 걸어서 연기를 했다. 그때 연극하는 사람처럼 저에게 맞춰주면서도 기존 드라마 문법에 맞게 해줬던 것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극중 오지화 전남편 이창진 역을 맡았던 허성태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김신록은 "우리 지화라고 알토란같이 챙기는 선배님을 보면서 그 캐릭터의 디테일을 살려냈다는 게 놀라웠다. 저는 '전 남편이 20년 만에 나타났으면 어땠을까'라고 상상력을 발휘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나로서는 얄짤없는, 최선을 다한 관계였는데 미운 마음 그 이상으로 잘 못 나간 것 같다. 그걸 더 다양하게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러브라인은 허성태 선배의 연륜이고 실력이다"며 공을 돌렸다.

'괴물'은 흔히 말하는 '작감배'(작가, 감독, 배우) 조합이 완벽한 웰메이드 작품이라는 호평을 얻었다. 시청률 역시 1회 4.5%에서 꾸준히 상승해 마지막회 6.0%(전체가구기준, 닐슨코리아제공)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에 김신록은 "드라마라는 매체가 가진 힘이 있는 것 같다. 시청률이라는 수치를 넘어서 드라마가 화제성이 있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영향을 받고 있구나 싶었다. 아주 중요하고, 위험하고, 책임을 잘 져야 하는 일이구나 싶었다. 주변에서도 괴물 잘 보고 있다고 말씀 많이 하신다"며 "저는 가족들한테 인기가 많다. 가장 첫 번째로 피드백을 주는 사람들이다. 시청자 입장에서 오늘 화장이 어땠는지, 연기가 어땠는지 말해준다. 이동식 보다 저를 많이 봐준다"고 웃었다.

'괴물'은 제57회 백상예술대상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은 없냐고 묻자 김신록은 "날카로운 질문이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TV 앞에 걱정되는 마음으로 앉았다. 드라마에 누를 끼치지 않아야 할 텐데, 한몫을 해야 할 텐데 싶었다. 드라마는 후반 작업이 있는 예술이라 그 뒤가 중요한 것 같다. 누를 안 끼치는 선에서 드라마가 잘 나온 것 같다. 깜냥에 비해 큰 누를 끼치지 않고 끝낸 것만으로도 정말 다행이다. 누가 수상할지 모르지만 나 역시 그분들이 후보에 올라서 기쁘다"고 전했다.

'괴물'은 만양 사람들이 다 함께 모여 남상배(천호진 분) 소장의 기일을 기념하는 꽉 닫힌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이후 지화가 어떤 삶을 살고 있을 것 같냐고 묻자 김신록은 "지화는 믿음의 범주가 확장됐을 것 같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르다는 것, 어떤 것을 지켜야 할지 나를 위한 것과 남을 위한 것 등 많은 기준들이 확장됐을 것 같다. 그래서 더 헤프고, 더 웃음도 많아졌을 것 같다"고 전했다.

두 번째 매체작인 '괴물'은 김신록에게 첫사랑으로 남았다. 그는 "일단 처음부터 끝까지 16부 드라마에 다 출연했던 작품이다. 시작할 땐 잘 몰랐는데 이게 정말 큰 것 같다. 7-8개월을 매달려서 한 인물을 오롯이 살아내 보는 작업이었다. 어쩌면 저한테는 첫사랑 같은 작품이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긴 시간을 촬영하다 보니 5개월 차엔 맥을 놓치기도 했다. 그런데 대본을 보면 작가님이 끝까지 치열하게 오지화라는 인물을 쓰고 있더라. 그걸 보면서 다시 힘을 냈다. '괴물'이 남자 주인공들이 이끌어가는 극인데 작가님이 끝까지 유재이, 오지화가 어떻게 가치 있고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는지 쓰고 계셨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나' 하면서 길을 찾지 못하던 나에게 길잡이가 됐다. 인물 한 명 한 명에 대한 애정이 있고, 작은 역이라도 살아있는 순간을 한 번이라도 보여주려고 공들여 쓰시는 것 같다"며 김수진 작가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저스트엔터테인먼트/이승희 제공)

뉴스엔 박정민 odul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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