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1000명 발생해도 대응 가능해"..거리두기 격상 신중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00명대로 증가하며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으나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은 확진자 수뿐 아니라 의료자원도 검토해 판단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매일 1000명 환자가 발생해도 대응 가능한 의료자원을 확보했다며 거리두기 격상 등 방역조치 강화에 이같은 상황도 반영되야 한다는 설명이다. 방역당국은 만약을 위한 대비라면서도 매일 2000명 환자 발생도 감당가능한 의료자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4일 정부세종청세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증가 추세가 어떻게 이어지느냐가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가장 큰 요소”라며 “금주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보고 거리두기 조정이나 방역 조치, 영업시간 제한과 관련된 방역수칙 강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수가 늘고 있으나 대응 여력을 따져 거리두기 등 조치를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반장은 “현재 우리나라 환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7주 연속 환자 수가 증가하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이라며 “절대적인 환자 수도 중요하지만 의료체계 대응여력이 얼마나 되느냐와 위중증환자 수도 중요한 고려 요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유행 증가에 대비해 의료체계를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병상은 생활치료센터 5663병상, 감염병 전담병원 8680병상, 준중환자병상 482병상, 중환자병상 766병상 등이다. 가동률은 생활치료센터 53.5%, 감염병 전담병원 36.1%, 중환자병상 20.1%다.
윤 반장은 “이는 매일 1000명 환자가 발생해도 별문제 없이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며 “중환자병상은 매일 1300여 명 환자가 발생해도 대응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2000명의 환자가 발생해도 대응이 가능하도록 필요한 병상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반장은 “3차 유행 시기에 비해 현재는 위중증환자가 매우 낮은 수준으로 관리가 되고 있다”며 “환자 수 증가에 따라 위중증환자 수도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나 현재 의료대응체계가 비교적 여유있게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 방역적 부분뿐 아니라 의료적 부분에서도 얼마나 대응가능하느냐가 사회적 거리두기에 같이 고려될 사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반장은 3차 유행과 현재 유행의 차이점에 대해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차이점이 있다며 “3차 유행은 근간을 이루는 환자 수가 100명대 수준이었던 반면 최근은 300~400명대에서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숫자 자체가 3차 유행에 비해 4차 유행이 높기 때문에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부분을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시고 4차 유행이 오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긍정적인 차이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윤 반장은 “3차 유행은 병상이 같이 준비되면서 준비속도가 늦어 사망자가 나오는 부작용이 있었다”며 “4차 유행에서는 큰 문제 없이 대응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방접종이 이뤄지는 것도 긍정적으로 봤다. 윤 반장은 “고위험군에 대해 접종이 이뤄지고 고위험군 중심 방역 조치가 강하게 취해지면서 위중중환자로 가게 되는 환자 수가 많이 줄어 의료체계 부담이 줄어드는 부분이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리두기 단계를 당장 올릴 가능성은 좀 더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고 판단할 문제”라며 “현재는 환자 수에 대해 전반적으로 대응이 가능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오히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국민 개개인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반장은 “방역수칙이 아무래도 강화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분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인 만큼 이분들께서 철저한 방역수칙을 이행해주시는 것을 부탁드리고 이것이 가장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집단감염을 살펴보면 개인간 접촉에 의한 감염이 많은 만큼 다중이용시설 방역조치도 중요하지만 개인 방역수칙 준수가 더욱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윤 반장은 “집단감염은 현재 소규모, 개인간 접촉 감염이 상당수이고 특히 수도권이 그런 경우”라며 “다중이용시설 방역조치를 강화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국민 개개인의 방역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