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걱정·탄식·원망 가득한 제주 수산시장.."이런 날벼락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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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무슨 생각인 줄 모르겠어. 50년간 생선 팔면서 이런 날벼락은 처음이야."
강씨 바로 앞 점포에서 갈치를 손질하고 있던 또 다른 강모(68)씨는 "먹고 살기 바쁜 와중에도 상인들끼리 만나면 일본 오염수 방류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며 "뾰족한 수 없이 걱정만 늘어서 큰일"이라고 한숨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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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 전소영 씨 "오염될 바다에 몸 담글 생각 하니 벌써 캄캄"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백나용 기자 = "일본이 무슨 생각인 줄 모르겠어. 50년간 생선 팔면서 이런 날벼락은 처음이야."
14일 오후 2시 제주시 동문수산시장. 점포들 사이를 지나는 기자의 귓가에 '일본', '원전', '방사능', '오염수'라는 단어들이 계속해서 스쳐 갔다.
이날 시장에서 만난 상인 강모(73)씨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을 목청을 높여 비난했다.
50년간 수산시장에서 생선을 팔았다는 그는 "방금도 상인 몇 명과 일본을 실컷 비판하고 있었다"며 "안 그래도 해양 오염으로 조기와 옥돔이 제철을 맞았지만, 생선이 나질 않고 있는데 오염수 방류가 웬 말"이냐고 말했다.
그는 "오염수가 방류되면 바다만 문제인 줄 아느냐, 농사도 못 하게 될 것"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막아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강씨 바로 앞 점포에서 갈치를 손질하고 있던 또 다른 강모(68)씨는 "먹고 살기 바쁜 와중에도 상인들끼리 만나면 일본 오염수 방류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며 "뾰족한 수 없이 걱정만 늘어서 큰일"이라고 한숨 지었다.
건어물 장사 20년 차인 김미경(46) 씨도 "앞으로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가 본격화하면 제주산은 물론, 국내산 수산물 이미지가 안 좋아지지 않겠느냐"며 "지금은 국내산 건어물이라는 점을 앞세워 판매하고 있는데, 오히려 국내산임을 숨겨서 팔아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장을 보러온 주부 김모(58)씨는 "일본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 식탁에 마음 놓고 수산물을 올릴 수 있겠느냐"며 "앞으로 아이들이 우리 바다를 즐기지도 못하고, 우리 바다에서 나오는 싱싱한 수산물을 먹을 수도 없게 된다고 생각하니 맘이 아프다. 일단 오염수가 방류되기 전에 국내산 수산물을 자주 식탁에 올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직접 물질을 해 수산물을 채취하는 해녀의 시름은 더욱 컸다.
서귀포시 남원읍 망장포에서 물질을 하는 해녀 전소영(43) 씨는 "방사성 물질로 오염될 바다에 오랜 시간 몸을 담글 생각을 하니 벌써 건강이 염려되고, 이런 걱정을 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개탄스럽다"며 "힘들게 수확한 소라며 전복들이 소비자에게 외면받게 될 생각을 하니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횟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역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이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서 30여 년간 횟감을 판매했다는 김균호(58) 탐라수산 대표는 "방사성 오염수 방출이 시작되면 누구라도 오염이 됐을 가능성이 있는 수산물을 피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면서 "그렇게 되면 제주도의 수산업 관련인들은 다 굶어 죽게 될 것"이라 말했다.
김 대표는 "나라가 힘이 있다면 국민 안전을 위해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를 무조건 막아야 할 것"이라면서 자신도 수산업계의 방류 반대 집회에 참석하는 등 직접 행동을 통해 생존권을 지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시장 내에서 드림회센터를 운영하는 이정태(49) 대표는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면 분명히 횟집을 하는 우리 같은 이들에게도 타격이 올 것이 분명하다"면서도 "우리가 힘 있는 나라도 아니고 방류 결정을 철회시킬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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