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밭길 백신 수급..멀쩡한 건 '화이자' 뿐?

안정준 기자 2021. 4. 1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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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만 75세 이상 고령층과 노인시설 입소·종사자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시작한 1일 오전 서울 성동구청에 마련된 서울시1호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 화이자 백신이 놓여져 있다. 2021.4.1/뉴스1

코로나19(COVID-19) 백신 수급 상황이 가시밭길이다. 600만명분 도입 예정인 얀센 백신에서 혈전 문제가 불거졌고, 2000만명분이 예정된 모더나 백신은 '미국 우선 공급' 탓에 국내 도입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방역당국은 일단 두 백신의 도입계획에 변동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동시에 추후 상황을 지켜본다는 반응이다. 11월 집단면역 달성의 최대 관건인 백신 수급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는 양상이다.

백영하 범정부 백신도입 태스크포스 백신도입총괄팀장은 14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얀센 백신 미국 접종 중단과 관련해 도입계획 변경이 있냐는 기자단 질문에 "도입계획은 아직까지는 변경되지 않은 상태이고, 질병관리청과 지속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 모니터링하면서 안전성에 대해서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은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 얀센의 코로나19(COVID-19) 백신 사용을 일시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얀센 백신 접종자들 중 '드물지만 심각한 형태의 혈전증 사례가 6건 발생했다는 것이 중단 권고 사유다.

때문에 유럽도 얀센 백신 도입을 연기했다. J&J는 FDA와 CDC 권고 직후 성명을 내고 "유럽 보건 당국과 (부작용) 사례들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며 "유럽에서 우리 백신의 출시를 선제적으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분기 국내 도입 예정인 600만명분 얀센 백신 물량 수급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CDC의 예방접종자문위원회 검토 결과를 살펴봐야 하지만 최악의 경우 전 연령대 접종 중단이 확정되면 2분기 국내 도입 전체가 어려워 질 수 있다.

이에 대한 방역당국의 반응은 일단 "전반적 도입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는 것이다. 추후 미국 CDC의 예방접종자문위원회 검토 결과 등을 더 지켜보며 판단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조은희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후관리반장은 "미국과 유럽 의 상황 및 근거들을 모아서 전문가 자문을 거쳐 (혈전문제 및 접종 제한 등을)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이어 얀센 백신도 혈전 문제가 불거지며 이제 국내 도입 예정이거나 도입 중인 백신 중 '혈전'에서 아직까지 자유로운 백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노바백스 백신 세개가 남게 됐다.

그나마 이 가운데 노바백스 백신은 아직 전 세계에서 사용승인을 받은 곳이 없는 상태다. 혈전 등 부작용 문제는 여전히 미지수인 셈이다. 국내 도입 일정도 지켜봐야 한다. 노바백스 백신은 3분기까지 1000만명분을 공급받기로 했지만 1000만명분은 4분기에 들여올 것으로 보인다. 이마저도 원부자재 공급이 잘 돼야 가능한 일이다.

결국 남은 것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인데 2분기부터 2000만명분이 도입 예정인 모더나 백신 도입 일정에도 변수가 생겼다.

이날 모더나는 자사 홈페이지에 5월 말까지 미국 정부에 백신 1억회분(5000만명분)을 공급했고 7월까지 추가로 1억회분(5000만명분)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미국 외 지역 공급망은 미국 지역 공급망보다 구축이 1분기 정도 늦었다는 점도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얀센 접종 중단권고 등 미국 내 백신 수급도 긴박한 가운데 '자국 우선 공급' 논리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때문에 모더나의 해외 공급 일정이 밀리면 한국이 받게 될 시점은 더욱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 지난해 연말에 모더나와 2000만명분을 계약했지만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캐나다, 스위스, 카타르 등이 먼저 계약한 상태다. 순서가 차례로 밀릴 수 있다.

이에 대해 정유진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백신도입팀장은 "국제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모더나) 도입계획에 변경은 없다"고 말했지만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지금까지 별다른 부작용이나 수급 이슈 없이 국내 공급이 진행중인 백신은 계약을 통해 확보된 전체 7900만명분 물량 중 1300만명분이 도입 예정된 화이자 백신(개별 도입분)이 유일하다. 11월 집단면역 달성을 위해 접종 속도전이 필요하지만 일단 수급 전망은 갈수록 불투해지는 양상이다.

한편 이날까지 개별계약 화이자 백신은 총 75만명분이 도입 완료됐다. 이는 상반기 도입 예정인 350만명분의 일부로 나머지 275만명 분도 매주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라는 것이 방역당국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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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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