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가 띄운 완주, 아원고택 말고도 볼거리 무궁무진
권오균 2021. 4. 14. 15:15
완주는 BTS 덕분에 떴다. BTS가 방문하면서 아원고택, 오성제 저수지를 중심으로 여행지로서 완주가 부각 되었다. 그렇지만 완주는 여전히 아직은 생소하다. 아는 사람들만 아는 숨은 명소도 많다. 서울, 충청도, 경상도에서 전주로 놀러올때, 전주사람들이 찾는 근교 여행지다.
경각산 패러글라이딩 ARMY 아니라도 BTS처럼 하늘 날아볼까 (전북 임실군 신덕면 신덕리 산153)
완주서 가장 뜬 관광지는 아원고택과 오성제 저수지다. BTS가 묵었으니 그럴 수밖에. 그리고 액티비티로는 완주와 임실군 사이에 있는 경각산의 패러글라이딩이 있다. BTS 멤버들이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완주 하늘을 날았다. 강원도에나 있을 법한 패러글라이딩인데, 전라도에서 할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패러글라이딩 비행 경험이 없어도 전문 파일럿과 함께 체험 패러글라이딩으로 즐길 수 있다. 단, 날씨가 맞아야 한다. 바람이 세면 자칫 뒤집을 수 있어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날에만 비행을 허락한다.
공기마을 편백나무숲 빵빵한 맑은 공기 마시면 피톤치드 충천 (전북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 산214-1)
맑은 공기가 많을 것 같은 이름이 붙은 공기마을은 사실 뒷동산 옥녀봉과 한오봉에 올라서면 밥공기 모양처럼 둥그스름하게 보여서 공기마을이다. 공기마을과 딱 붙은 편백 숲은 86만 m2 규모에 10만 그루 편백 나무가 에어컨처럼 빵빵하게 피톤치드를 뿜어낸다. 하도 나무가 빽빽해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몽골 무사들이 어느 방향에서 활을 쏘아도 주인공 박해일을 맞추지 못했다. 잠시 헉헉거리며 올라가면 안거나 잠시 누울 수도 있는 벤치가 여럿이다. 새소리가 ASMR로 귀를 즐겁게 하니 번뇌를 잠시 잊고 ‘멍’때리는 시간 가져봐도 좋을 명당이다. 다소 경사가 있어 등산화나 운동화를 신어야 한다.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 5만여 술 관련 전시물에 빠져든다 (전북 완주군 구이면 덕천전원길 232-58)
전주하면 막걸리 골목과 전일갑오를 필두로 한 가맥집이 가성비와 은은한 분위기로 애주가의 발길을 잡는다. 전주를 감싸고 있는 완주도 뒤지지 않는다. 고택 찹쌀생주, 산에들에 생막걸리, 천둥소리, 찹쌀로만, 꾸지뽕 생탁주 같은 지역 술이 유혹한다. 술꾼이라면 가봐야할 장소가 완주에 있다. 바로 대한민국술테마박물관이다. 입구로 들어서면 설립연도인 2015년을 기념하여 2015개 병을 쌓은 탑이 있다. 그 주변으로 담배며, 라이터, 성냥갑까지 온갖 음주와 가무의 친구 격 잡동사니가 다 모여있다. 개수로 따지면 무려 5만여 점에 달한다. 위층으로 향하는 계단에는 “까닭이 있어도, 까닭이 없어도 마신다. 그래서 오늘도 마신다” 같은 음주유발 문구가 계단마다 적혀있다. 한국 술의 과거와 현재를 총망라하고 동서양 술에 대한 지식을 전한다. 압권은 옛날 포스터와 광고전단 전시실이다. 당대 최고의 톱스타의 계보를 확인할 수 있다.
경천애인농촌사랑학교 깡통기차 타면 너도나도 동심으로 (전라북도 완주군 경천면 경천리 427)
하늘을 공경하고 서로 아끼고 돕는다는 의미로 경천애인이란 이름을 붙인 마을이다. 아이들이 까무러치게 놀 거리가 갖춰져 있으니 학부모들은 주의 깊게 보시기 바란다. 최강무기는 깡통 열차다. 덜컹거리는 승차감을 선사하며 농촌체험시설 취지를 살려 주변 농촌 길을 15분가량 휘젓고 돌아온다. 어른도 아이도 동심에 빠지기 딱 좋은 놀이기구다. 초가집 형태의 숙소는 원래 진짜 짚으로 지붕을 덮었다가, 지네며 벌레가 우수수 떨어지는 바람에 인공 짚으로 바꿨다. 운치는 다소 죽었지만, 위생은 살았다. 기업체나 주변 학교 수학 여행지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블랙베리 효소 만들기, 농산물 수확, 인절미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완주에서 1박 할 요량이면 참고할 만하다.
천호성지 순교의 길 거닐면 어느새 마음에 평화가 (전북 완주군 비봉면 내월리 천호동 905-1번지)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도, 완주에 왔다면 가볼 만하다. 조선 말기 흥선대원군의 핍박을 피해 달아난 프랑스 신부와 조선의 신자들이 모여 땅을 사들였다. 반은 개인 주택이고, 반은 천주교 공동 재산으로 했다. 고즈넉한 분위기가 가득한 마을이다. 실로암 연못에서 대나무 숲길을 지나 천호성지로 향하는 길은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긴다. 사각사각 바람이 대나무를 간지럽히는 소리를 들으면서 사뿐사뿐 걷다 보면 천호성당에 다다른다. 19세기 말 박해를 피해 왔듯이 세상사 시름을 잠시 놓아두기 좋다. 근처 되재성당은 한강 이남에서 최초, 한반도로 범위를 넓히면 서울 약현성당에 이어 두 번째로 지어진 성당이다. 한국전쟁때 소실된 것을 이후에 복원했다. 건물 내부에는 한국전쟁 중 피난을 떠나면서 챙겨둔 십자가와 촛대가 남아있다. 지금도 여전히 낮 12시마다 종이 울려 마을 사람들에게 식사를 권한다.
송광사 벚꽃터널 끝났지만, 연꽃 피면 또 아름다워 (전북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 569)
불자가 아니라도 송광사는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특히나 봄날에는 더욱 그렇다. 송광사 가는 길에 2km 넘는 벚꽃길이 만발하면 그야말로 벚꽃 터널이 생긴다. 올해는 빨리 벚꽃이 져서 아쉽다면, 여름에 절로 찾아가면 된다. 연못에 연꽃이 가득 피면 이 또한 장관이다.
풍경이 아름다운 송광사는 호국사찰로 백제 때부터 역사가 이어진다. 내부에 보물이 4개(대웅전, 종루, 소조삼불좌상 및 복장유물, 소조사천왕상)나 있다. 대웅전에 있는 삼불좌상은 5m가 넘어 웅장하다. 나라가 어려울 때 땀을 흘린다는 설이 있다. 대웅전에 길게 붙은 주련의 밑 부분을 보면 친절하게 한글로 설명이 적혀있다.
[권오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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