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비공식 대표단 대만 도착..중국 "독이든 술" 대만에 경고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2021. 4. 1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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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 국무부가 발표한 대만과의 새로운 교류 지침. 미 국무부 홈페이지 캡쳐


미국이 중국과의 갈등 속에서 계속 대만과 거리를 좁히고 있다. 미 국무부가 대만과의 교류를 자유화하는 지침을 발표한 데 이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직접 대만에 비공식 대표단을 파견했다.

14일 연합보 등 대만 언론은 이날 오후 바이든 대통령이 파견한 미국 비공식 대표단이 타이베이 쑹산(松山) 공항에 도착한다고 보도했다. 이날 대만을 찾는 비공식 대표단은 2박3일 동안 현지에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외교·안보 분야 고위 관계자들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로이터통신도 크리스 도드 전 상원의원과 리처드 아미티지·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 등 3명이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비공식 대표단으로 대만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정부 고위 관리는 “비공식 대표단 파견은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에 투표한 대만관계법이 42주년을 맞은 것을 기념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의 오랜 친구이자 바이든 대통령과 사적으로 친밀한 고위 인사 3명을 택한 것은 대만과 대만 민주주의를 위한 미국의 약속에 대해 중요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대만과는 단교했다. 하지만 국내법으로 대만과의 통상·문화 교류를 허용하고 방어용 무기 수출을 가능하도록 하는 대만관계법을 제정해 대만과 비공식적 관계를 이어왔다. 미·중 갈등이 본격화된 도널드 트럼프 정부 때부터 미국은 이 법을 활용해 대만과의 거리를 좁혀왔고, 바이든 정부에서도 같은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미 국무부는 지난 9일(현지시간) 정부 관리들이 대만 인사들과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도록 하고 교류를 장려하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지침도 내놓은 바 있다.

대만을 자국 영토로 여기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은 미국의 이런 움직임에 반발하고 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 국무부가 내놓은 새로운 지침에 대해 “미국 정부가 대만과의 접촉을 공공연하게 장려하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히 위반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대만 문제에 있어 불장난을 해선 안되며, 어떤 형식이든 대만과의 공식 왕래를 중단하고 신중히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샤오광(馬曉光)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미국이 대만과 어떤 형식으로든 정부 차원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미국은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주지 말고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해협에 전투기를 투입하는 것도 경고 메시지라고 밝혔다. 특히 “서양 오랑캐로 몸집을 불리고 미국에 의지해 독립을 도모하며 심지어 무력으로 대만 독립을 도모하려는 환상은 독이 든 술로 갈증을 푸는 것”이라며 “이것은 대만을 재앙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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