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나만 몰랐다" 사실과 달랐던 영양 상식들[식탐]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저칼로리 콜라 먹으면 돼!” 다이어트 시에도 당당히 외쳤던 당신이라면 아마도 다시 영양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낮은 칼로리에 안심했지만 아쉽게도 많은 의학전문가들은 당신의 생각과 다르다. 설탕 대신 넣은 인공감미료 역시 체중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우리는 쉴 새 없이 음식을 먹지만 영양 정보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것들이 많다. 더욱이 음식 분야에서 한 번 자리잡은 인식은 쉽게 바뀌지도 않는다. 그동안 잘못 알려져서 섭취를 기피했거나 또는 잘 모르고 먹었던 식품들을 모아봤다.
제로 칼로리 또는 다이어트용 등 인공감미료를 넣은 탄산음료들은 비교적 선택이 쉬워진다. 악명높은 설탕을 넣지 않았고 칼로리도 낮아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인공감미료란 단 맛을 내는 화학적 합성품으로, 관련 연구는 아직도 진행중이지만 체중감소나 건강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영국 의학전문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BMJ, 2019)에 실린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의 외르크 메르폴 박사팀은 다이어트 콜라 등에 설탕 대신 쓰는 제로칼로리(calorie-free)감미료가 설탕과 비교해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자금을 지원받아 수행된 것이다. 연구팀이 인공 감미료에 관한 56건의 기존 연구를 분석한 결과, 무설탕 감미료를 사용해 체중감량 효과를 봤다는 증거는 전혀 없었으며, 혈당치나 암, 심장병등의 건강 상태에 있어서도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무설탕 감미료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추세이다. 지난 2018년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회의(ENDO 2018)에서는 설탕 대신 쓰는 인공 감미료가 지방축적과 대사증후군을 촉진할 뿐 아니라, 비만인들의 당뇨병 유발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미국 조지워싱턴 대학 연구진)가 발표된 바 있다.
장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도 있다. 스위스 학술지 ‘모큘( Molecule, 2018)’ 에 실린 이스라엘의 벤-구리온 대학교와 싱가포르의 난양 공과대학교 연구소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인공감미료를 지속적으로 섭취한 경우, 장 내 유익균의 수가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콩이나 두유가 성조숙증을 만든다는 소문도 근거가 부족하다. 성조숙증은 여아 만 8세, 남아 만 9세 이전에 신체적 변화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성장판이 일찍 닫히면서 최종 키가 줄어들며, 여성의 경우 불임이나 유방암 위험도 커질 우려가 있다. 하지만 콩은 잘못이 없다. 이는 콩이 가진 식물성 에스트로겐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됐다.
‘2019 한국식품과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충북대 수의학과 김윤배 교수는 쥐 실험을 통해 두유가 배아와 태아, 영유아(자손)에게 안전하며, 콩이 가진 식물성 에스트로겐 등이 생식계 장애를 야기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 보건과학센터의 마틴 로니스 교수 또한 콩유아식이 수정 능력이나 생식 발달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콩이 유방암을 악화시킨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오히려 콩은 유방암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권장되고 있다. 암 분야 최고 수준의 의학 저널인 미국의학협회 종양학 학술지(JAMA)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에서 유방암 환자 5042명을 대상으로 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콩을 많이 섭취한 그룹은 콩을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사망률과 재발률에서 25% 적게 나타났다.
한 때 체중감소에 도움이 된다며 유행을 이끌었던 코코넛오일도 사실과는 다르다. 코코넛오일은 과다섭취시 오히려 뱃살을 늘릴 수 있다. 포화지방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코코넛오일 100g에는 84g의 포화지방이 들어있다. 대부분의 지방이 포화지방인 셈이다. 코코넛 오일의 포화지방 수준은 요리에 이용되는 돼지기름인 ‘라아드’(100g당 39.3g)의 2배 이상이다. 포화지방은 저밀도 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심혈관 질환등의 질병을 키우는 원인으로 보고돼있다.
다이어트를 위해 김치를 식단에서 제거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김치는 일반 젓갈류와 달리 비만이나 당뇨병 예방을 도울수 있다는 연구들이 여럿 보고돼 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김치 유산균 중 ‘락토바실러스 사케아이 위킴31’ 유산균에 비만 억제 기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10주 동안 고지방 식단을 먹인 쥐에게 유산균을 제공한 결과, 유산균을 먹지 않은 쥐에 비해 체중은 12%, 체지방량은 9% 줄어든 효과가 나온 것이다. 또한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과체중이나 비만인을 대상으로 4주간 실험한 결과, 숙성된 김치(300g/일)를 먹은 그룹에서 체지방과 공복혈당, 총 콜레스테롤 농도가 유의적으로 감소했다는 국내 연구(Nutr Res. 2011)가 있다.
특히 천일염으로 김치를 담그면 비만 예방에 더 이롭다는 연구도 나왔다.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2018)에 소개된 차의과대 박건영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천일염 김치는 일반 김치보다 지방세포수 증가와 지방 축적이 더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제학술지 ‘아시아 태평양 임상영양학회지’(2017)에 실린 국내 연구 논문은 고혈압과 김치 섭취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결론내리면서 “김치에는 다양한 비타민과 무기질, 항산화물질과 식이섬유 등이 들어있고, 특히 칼륨과 유산균은 나트륨 배출의 주된 역할을 담당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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