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잔해일까, 소행성 잔해일까' 헷갈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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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밤하늘에 어디선가 온지 모르는 푸르스름한 '불덩이'가 갑자기 나타났다.
앞서 지난달 미 오리건주와 워싱터주에서 유성우처럼 보였던 불덩이들은 스페이스X의 2단 재사용 로켓인 '팰컨9'의 잔해로 밝혀졌는데, 이날 플로리다주를 포함해 미국 전역 어디에서도 로켓 발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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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밤하늘에 어디선가 온지 모르는 푸르스름한 '불덩이'가 갑자기 나타났다. 잠시후 번쩍하는 섬광과 함께 밤하늘은 낮처럼 환하게 밝아졌다. 맨눈으로도 선명하게 보이는 이 섬광은 한 가정집 외벽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생생하게 잡혔다. 당시 야구경기를 하던 선수들도 잠시 경기를 멈추고 밤하늘에 나타난 불덩이에 시선을 뺏겼다.
미국유성학회(AMS)가 운영하는 유성(별똥별) 제보 사이트에는 이날 플로리다주 전역과 바하마제도에서 목격됐다고 올라온 유성 추정 동영상 230개가 올라왔다. 이 ‘유성쇼’는 12일 오후 10시 19분경 시작해 13일 오전 2시 17분까지 이어졌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씨넷은 이 유성의 정체가 소행성 ‘2021 GW4’의 잔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2021 GW4는 미국 애리조나주 마운트 레몬 스카이센터 소속 천문학자들이 불과 5일 전인 8일에야 처음 발견했다. 지름은 4m 안팎으로 소형 자동차 수준이다. 2021 GW4는 12일 지구에서 약 2만6200km 지점을 스쳐 지나갔으며, 이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10분의 1 수준으로 매우 가까운 거리를 통과했다. 또 이 과정에서 지구 저궤도 인공위성에 1200마일(약 1931km)까지 다가가 충돌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조나단 맥도웰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박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소행성 2021 GW4가 12일 지구에서 1만9833km로 지구에 매우 가까이 스쳐 지나갔다”며 “소행성에서 가장 가까운 우주 물체는 2000km 떨어진 군용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위성이며, 다행히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천문학자들은 2021 GW4의 잔해가 이번 유성쇼를 만들었는지 논의하고 있다. 씨넷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이 정도 크기의 작은 소행성이 대기권에 충돌하면 불타 없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고 전했다.
NASA는 ‘카타리나 천체 탐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지금까지 2021 GW4 수준으로 작지만 지구 가까이 지나가는 소행성을 탐색해왔다. 지금까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발견된 소행성은 500여 개에 이른다. 지난해에도 지구에 2만2000km까지 근접한 작은 버스 크기의 소행성인 ‘2020 SW’를 확인했다.
NASA에 따르면 이 정도 크기의 작은 소행성이 지구에 근접하는 사례는 매년 수 차례 발생한다. 1~2년에 한 번씩은 지구 대기에 충돌하는 경우도 있다. 또 만에 하나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더라도 크기가 워낙 작아 대기권 상층부에서 쪼개져 '화구'로 불리는 밝은 불덩어리를 만들 뿐 큰 피해는 입히지 않는다.
천문학자들은 이 유성의 정체가 로켓이나 인공위성 같은 우주물체의 잔해물일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미 오리건주와 워싱터주에서 유성우처럼 보였던 불덩이들은 스페이스X의 2단 재사용 로켓인 ‘팰컨9’의 잔해로 밝혀졌는데, 이날 플로리다주를 포함해 미국 전역 어디에서도 로켓 발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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