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이어 얀센까지 '혈전 논란'..'11월 집단면역' 계획에도 악재

이강진 2021. 4. 1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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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두고 혈전증 불안감 계속
국내 600만명분 도입 예정된 얀센 백신서도 혈전증 우려
美, 얀센 백신 접종자 중 6명 혈전증.. 접종 중단 권고
정부 "얀센 백신 국내 도입 계획엔 변함없어"
지난 8일 미국 뉴욕에 있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소 냉장고에 얀센 백신이 보관돼있다. 뉴욕=AP뉴시스
국내 도입 예정인 코로나19 얀센 백신에 대해 미국 보건당국이 접종 후 ‘희귀 혈전증’ 발생을 이유로 일시 접종 중단을 권고한 가운데, ‘11월 집단면역’을 위한 정부의 백신 접종 계획에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하루 코로나19 백신 신규 접종자는 4만3389명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지난 2월26일 국내 백신 접종 시작 이후 1차 접종 완료자는 누적 123만9065명이다. 현재까지 전 국민(약 5200만명)의 2.38% 정도가 1차 접종을 끝낸 것이다.

정부는 상반기 중 1200만명의 1차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어 오는 9월까지 전 국민의 70% 수준인 3640만명을 대상으로 1차 접종을 마치고,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집단면역은 국민 상당수가 감염병에 대한 면역력을 보유함으로써 대규모 전파를 막아 면역력이 없는 국민도 간접적으로 보호받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상반기 접종량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두고 시민들의 ‘혈전증’ 불안감이 계속되는 데다가, 국내 600만명분 도입이 예정된 존슨앤드존슨(J&J)사의 얀센 백신에서도 혈전증 우려가 제기되면서 11월 집단면역 계획에 불안 요소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번 접종해야 하는 다른 코로나19 백신들과는 달리 한 번만 접종하면 돼 ‘신속한 면역 형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아온 얀센 백신은 현재 미국에서 접종 중단이 권고된 상태다. 전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은 얀센 백신 접종자에게서 ‘드물지만 심각한’(rare and severe) 형태의 혈전증이 나타난 사례 6건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접종 일시 중단을 권고했다. 얀센 백신 접종 후 혈전증이 나타난 접종자는 모두 여성으로, 연령은 18∼48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가 선구매 계약을 체결한 7900만명분의 백신 중 얀센 백신은 600만명분을 차지한다.
서울 마포구보건소에서 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백신을 주사기에 분주(백신을 주사기에 나눠 옮김) 하고 있다. 뉴시스
상반기 국내 도입 백신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도 11월 집단면역 계획의 걸림돌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소판 감소를 동반하는 매우 드문 혈전증인 ‘뇌정맥동혈전증’, ‘내장정맥혈전증’과 관련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자 접종 잠정보류·연기에 나섰다가 지난 11일 30세 미만을 제외한 나머지 연령층에 대해선 접종을 재개했다. 일반 혈전과는 연관성이 없고, 접종 시의 이득이 훨씬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시민들 사이의 불안감은 지속되는 모양새다. 접종이 재개된 감염 취약시설 종사자의 경우 접종 동의율이 88.4%(9만8474명 중 8만7095명)에 달했지만, 특수학교 교사와 유치원·초중고교 보건교사 등 학교·돌봄인력 종사자의 접종 동의율은 70%(5만9365명 중 4만1535명)로 다소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아울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에서 30세 미만이 제외됨에 따라 정부의 백신 접종 계획도 부분적으로 틀어진 상태다. 일단 정부는 30세 미만을 제외하면서 남게 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0∼64세에게 접종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추가 백신 도입도 아직 충분치 못한 상황이다. 애초 5월부터 순차적으로 들어올 것으로 전망됐던 노바백스 백신의 경우 6월부터 9월까지 1000만명분이 공급되고, 나머지 물량은 이후 연내에 공급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다만 노바백스 백신은 아직 세계적으로 사용된 적이 없는 상황인 만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남는다.

당초 정부는 2분기부터 얀센, 노바백스, 모더나 등 다른 백신들을 도입할 방침이었으나, 아직 초도물량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백영하 범정부 백신도입TF 백신도입총괄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백신 도입 협상 진행 상황과 관련해 “상반기 내에 백신 도입이 확정되어 있는 것은 예방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백신 약 1809만회분”이라며 “이 외에는 모두 제약사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얀센 백신 국내 도입 계획에는 아직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백 팀장은 “얀센 백신의 미국 내 접종 중단과 관련해 국내 도입 계획은 아직 변경되지 않은 상태”라며 “질병관리청과 지속적으로 이 부분을 모니터링하면서 안전성을 점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얀센 백신에 대한 추가 조치 필요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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