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민 편의·안전, 왜 택배노동자가 다 감수하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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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택배노동조합이 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파트 택배 대란과 관련, 대화를 거부하는 입주민들에게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또 택배 산업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전국에서 벌어지는 아파트 입주민과 택배노동자 간 문제에 대해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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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주민대표자회의, 대화 나서야
택배 갈등 전국 400곳 넘어..국토부 중재를"
전국택배노동조합이 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파트 택배 대란과 관련, 대화를 거부하는 입주민들에게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또 택배 산업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전국에서 벌어지는 아파트 입주민과 택배노동자 간 문제에 대해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성토했다.
강민욱 전국택배노동조합 교육선전국장은 14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입주민들이 편리한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과 아파트 단지를 더 안전한 곳으로 만들고 싶은 두 가지 일을 왜 택배 노동자들에게 모두 감수하라고 하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고덕동 5,000가구 규모의 한 아파트 단지는 안전 사고와 시설물 훼손 우려를 이유로 1일부터 단지 내 지상 도로에서 차량이 오가는 것을 금지했다. 대신 지하 주차장을 통해 이동하도록 했다.
그러나 택배 차량은 지하 주차장 진입제한 높이보다 차체가 높아 진입할 수 없다. 이에 입주민들은 택배 노동자들에게 차체를 낮추거나 손수레로 직접 배송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택배 노동자들은 입주민들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맞서며 이날부터 택배 개별 배송을 중단하고 아파트 입구에 택배 물품을 놓겠다고 했다.
강 국장은 "입주자대표회의의 입장 변화가 없고 원래 방침대로 진행하겠다고 확인이 됐다"며 "택배 노동자의 노동 시간과 강도가 이전보다 현격히 증가해 불가피하게 배송을 아파트 단지 앞까지만 하고 찾아오는 고객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비를 들여 택배차량 차체를 낮추는 일부 택배 노동자들이 있지만, 이 경우 택배 물건을 더 많이 실어 날라야 하고 택배 상자를 꺼낼 때 허리를 자주 많이 숙여야 해 건강을 위협받는다고 지적했다.
강 국장은 "(오늘) 아파트 앞쪽 상일동역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다"며 "이렇게 불가피하게 배송을 달리하게 된 이유에 대해 말하고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를, 택배사에도 책임지고 나서라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앞서 8일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화하자고 공문을 보냈지만, 입주민들은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마포 아파트 배송 중개업체 택배 노동자에게 건당 500원 받아가"
강 국장은 아파트 입주민들과 택배노동자 간 갈등이 생긴 곳이 400곳이 넘는다며 국토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정부가 이런 갈등 상황을 중재하는 게 필요하다. 이런 문제를 다 같이 해결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며 "국토부에 중재에 나서라고 얘기하지만 반응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입주민들이 택배노동자들의 지상 출입을 막기 위해 지하 주차장부터 현관까지의 배송은 중개업체에 맡겼다. 그런데 중개업체가 택배노동자들에게 건당 500원을 받고 있다고 강 국장은 전했다.
강 국장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 택배 노동자와 얘기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배송대행 업체를 쓰기로 하고 지상 출입을 금지하는 결정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입주자대표회의 측 주장처럼) 배송대행 업체가 아파트에서 지불한 돈만으로 진행하겠다고 약속한 게 사실이면 배송대행 업체가 아파트에 알리지 않고 택배 노동자들에게 500원을 받아 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국장은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막는 아파트 단지가 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문제가 된 고덕동 아파트의 경우 사고가 날 뻔한 적은 있었지만 사고는 없었다"며 "왜 택배 노동자만 이 문제를 모두 감수해야 하느냐, 이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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