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은 '혈전' 모더나는 "美먼저" 돌발변수..연내 집단면역 '깜깜'
文 나서 '2000만명분 확보' 모더나, 5월 공급계획 안갯속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국내에서 접종이 진행 중인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이어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도입되는 얀센 백신도 혈전 문제에 휩싸여 접종 차질이 우려된다. AZ 백신과 얀센 백신의 국내 도입 물량은 각각 1000만명분과 600만명분에 달한다.
더욱이 모더나·노바백스 등 다른 백신의 도입 일정도 불투명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백신 도입 일정을 앞당겼던 모더나 백신은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에 밀려 도입 일정에 차질이 우려된다. 노바백스 백신은 3분기까지 1000만명분이 그리고 4분기에 나머지 1000만명분이 들어올 예정이나 구체적인 일정을 알 수 없다.
이에 따라 정부가 올해 11월을 목표로 설정한 국내 집단면역 달성이 해를 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얀센 백신도 혈전…AZ백신 포함 1600만명분 백신 접종 계획 '빨간불'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존슨앤존슨(J&J)의 자회사 얀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즉각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얀센 백신을 접종받은 이들 중 6명에게서 혈전이 발생해서다. 이들은 모두 18~48세의 여성이었고 그중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로 입원했다.
혈전 논란은 얀센 백신뿐만이 아니다. 얀센 백신과 같은 '아데노바이러스' 플랫폼을 활용하는 AZ백신 또한 혈전 논란을 겪은 바 있다.
유럽 각국에서는 AZ백신 접종 후 혈전 부작용이 보고되자, AZ백신을 55~60세 이상에만 접종하기로 했다. 영국도 30세 이상에게만 AZ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국내에서도 AZ백신 접종 후 혈전 발생 사례가 3건이 보고되면서 30세 미만은 AZ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다. 30세 미만의 경우 혈전 발생의 위험성이 백신 접종으로 인한 유익성보다 더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조치에도 백신에 대한 불안·불신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29세는 괜찮고 30세는 안 괜찮은 것인가"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AZ백신은 국내에 1000만명분, 얀센 백신은 600만명분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혈전을 둘러싼 우려가 커질 경우 1600만명분에 달하는 백신 접종 계획이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노바백스 4분기 1000만명분 11월 넘길 수도…모더나 도입 '미국 우선주의'에 일정 차질 우려
그렇다고 이를 대체할 백신 수급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상반기 도입할 백신은 2080만회분"이라며 "(상반기 접종 대상)1200만명에 대한 1차 접종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물량"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도입이 완료된 백신 물량은 직계약 물량으로는 AZ백신 78만7000명분, 화이자 백신 75만명분, 백신 공급 국제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 물량 27만4500명분(AZ 백신 21만6000명분, 화이자 백신 5만8500명분)이다.
모두 AZ백신 혹은 화이자 백신이다. 4월 중 화이자 백신 25만명분이 추가로 들어오기는 하지만 충분하지 않은 물량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통령 주재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이달부터 노바백스 백신의 국내 생산이 시작되고 상반기 백신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도 확보했다"며 "6월부터 완제품이 출시되고 3분기(9월)까지 2000만회분(1000만명분)이 우리 국민을 위해 공급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노바백스 백신은 당초 선구매 계약을 통해 2분기부터 2000만명분(4000만회분) 도입이 예정되어 있었다. 당초 예상보다 백신 도입 시기도 늦어졌고, 물량도 천천히 들어오는 상황이다.
남은 1000만명분의 도입도 문제다. 노바백스 백신도 AZ·화이자 백신처럼 2회 접종을 실시해야 한다. 11월 집단면역 형성 목표를 위해선 10월 내에는 백신이 들어와야 한다. 2~3주 항체 형성기간을 고려할 때 11월 이후 백신이 들어오면 11월 집단면역 형성은 어렵게 된다.
모더나 백신의 도입 시기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모더나 백신은 계약 초기 당시 1000만명분을 도입하기로 했으나, 지난해 12월 문 대통령과 스테판 밴셀 모더나 CEO와 후속 협상에서 1000만명분을 추가로 공급하고, 공급 시기를 5월로 앞당긴 바 있다.
이후 모더나 백신은 지난 12일 식약처에서 허가 심사에 착수했지만, 공급 관련 내용은 '협의중'에 멈춰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모더나가 자국인 미국에 우선 백신을 공급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국가들의 공급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모더나는 현재까지 1억3300만회분을 생산했으나 이중 미국 외 지역에 수출 물량은 1500만회분에 그쳤다. 모더나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공급 계획에 따르면 7월 말까지 미국 정부에 백신 2억회분을 공급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 외 지역의 공급에 대해서는 "계속 확장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우리나라는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보다 계약 순서가 늦어 공급 일정이 뒤로 더 늦춰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정유진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백신도입팀장은 14일 오후 브리핑에서 "국제적인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도입계획에는 변경 없다"고 밝혔다.
앞서 백영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통괄팀장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상반기 백신 도입이 확정되어 있는 것은 예방접종이 진행 중인 AZ와 화이자 백신 1809만회분"이라며 "이외에는 모두 제약사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여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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