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호텔, '골칫덩이' 동화免 어쩌나
코로나19(COVID-19)가 낳은 '여행한파'에 호텔신라의 보릿고개가 길어지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장기화로 바닥을 친 호텔·면세 불황이 지속되며 국내 주식시장 '큰손' 국민연금도 지분을 줄이며 호텔신라에서 발을 빼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적자를 거듭하는 동화면세점까지 떠안게 될 가능성도 생기며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11일까지 장내 매도를 통해 호텔신라 보유 주식 수가 119만9000주 줄어든 338만7000주라고 5일 공시했다. 국민연금의 호텔신라 지분 비율은 11.69%에서 8.63%로 감소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호텔신라 지분을 축소하고 있다. 2017년부터 10% 이상 지분을 유지하며 2019년 13.49%까지 확대했지만, 지난해 6월 4년 만에 10% 아래로 떨어뜨렸다. 연말을 기점으로 11%대를 회복했지만, 올해 다시 한자릿수로 지분을 줄였다.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 목표치를 초과하며 올해 초부터 기록적인 매도세를 보여왔단 점에서 호텔신라 지분축소도 이와 연관지을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코로나19에 따른 호텔신라의 영업부진과 관광산업 장기 불황에 있단 지적이 나온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최악의 실적쇼크를 기록했다. 185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다. 2019년 매출 5조원을 돌파하는 등 역대 최고 실적을 일군 지 1년 만에 곤두박질쳤다. 면세와 호텔사업이 글로벌 여행수요 변동에 따라 업황이 좌우되는 만큼, 코로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았다.
호텔신라와 김 회장의 갈등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용산역 개발사업 실패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은 롯데관광은 호텔신라에 김 회장의 동화면세점 지분 19.9%를 600억원에 매각하면서 3년 후 호텔신라가 해당 지분을 매도할 수 있는 풋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김 회장이 채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위약책임(위약벌)으로 잔여 지분 30.2%를 추가로 귀속시키는 조건이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호텔신라가 신세계를 견제하면서 동화면세점을 손에 넣기 위한 포석으로 봤다. 광화문에 위치한 동화면세점은 당시 주요 명품매장이 모두 입점하는 등 경쟁력이 높았다. 그러나 2014년 관세법 개정으로 면세점 운영 특허가 대기업과 중견·중소로 구분되며 문제가 생겼다. 대기업집단에 속한 호텔신라가 중견·중소 특허를 가진 동화면세점을 품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호텔신라는 2016년 매도청구권을 행사했지만, 김 회장은 담보설정한 주식을 귀속시키겠단 답변을 내놨다. 호텔신라는 2017년 애초에 경영권을 받을 생각이 없었다며 현금으로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는데, 1심은 뜻대로 흘러갔지만 2심에서 법원이 호텔신라가 동화면세점 경영권 취득 의사가 있었다고 보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코로나 활로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골칫덩이인 동화면세점까지 떠안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동화면세점은 지난해에도 21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2016년부터 5년 동안 내리 적자를 기록 중이다. 호텔신라 측은 "2심 판결의 계약해석에 대한 법리적용에 이견이 있어 상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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