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내년까지 반도체 전문 인력 4800명 추가 양성·배출"

성윤모 장관,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방문
"반도체 특별법 제정도 검토"

14일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현장을 방문 중인 성윤모(오른 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산업부 제공

‘반도체 전쟁’에 맞닥뜨린 정부가 마련 중인 대응책의 초점은 전문 인력을 늘리고 길러내는 쪽으로 맞춰지고 있다.

국내 반도체 전문 인력은 2019년 기준 3만6천명 수준이다. 반도체산업협회를 중심으로 한 업계에선 만성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앞으로 10년 동안 해마다 1500명가량을 추가로 확보해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이 부족분을 채우는 방안으로 올해와 내년에 걸쳐 4800명 이상의 반도체 전문 인력을 양성·배출하겠다고 공언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4일 오후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를 방문해 반도체 인력난 해소 방안을 논의한 간담회 자리에서 학사급, 석·박사급, 실무 인력 등 맞춤형 인력양성 정책을 추진해 내년까지 총 4800명 이상의 다양한 인재를 배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올해 1월 시스템 반도체 핵심 인력 3600명을 배출하겠다고 밝힌 데 더해 설계 전문의 실무 인력 1200명을 추가로 더 키워내겠다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울대 이종호(반도체공동연구소장)·황철성·이혁재·정덕균 교수, 성균관대 김소영 교수, 연세대 양준성 교수가 참석했다.

성윤모(앞줄 오른쪽서 두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4일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를 방문해 학계 인사들과 반도체 인력 양상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성 장관은 “인력 양성을 포함한 업계 요청 사항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국내외 반도체 산업 여건, 타국 입법 동향 등을 감안해 ‘반도체 특별법’ 제정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실무 인력을 키워내는 방안으로 산업부는 시스템반도체 현장 교육을 확대할 수 있도록 반도체설계교육센터(IDEC), 설계지원센터 등 인력양성 인프라(기반 시설)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설계 전문 인력 교육에 대한 업계의 요청에 따라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재직 인력에 대한 실무교육 프로그램도 내년 중 신설해 관련 인력 확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산업부의 조익노 반도체디스플레이과장은 “설계 인력양성 과정은 업계 재직자나 석박사, 학부생이 참여해 이른 시일 안에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오래전부터 준비 중인 ‘반도체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전쟁 분위기에서 허겁지겁 내놓은 방안이 아니라는 뜻이다. 한 예로 산업부는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 발표 이후 민·관 합동으로 1천명 이상의 인재를 양성한 바 있다. 올해부터는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삼성전자 연 50명), 고려대 반도체공학과(에스케이하이닉스 연 30명) 등 채용연계 계약학과의 신입생을 뽑아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학사급 인재를 뽑는 방안, 석·박사급 인력을 양성·배출하는 방안을 1월에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란 설명이다.

반도체협회 안기현 전무는 “인력 문제는 업계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사안이라,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추진해준다면 고마운 일이고,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전무는 반도체 업계의 최대 현안으로 전문 인력 부족을 꼽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도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반도체 업계의 인력 부족은 예전부터 오랫동안 얘기돼온 사안이었다”며 “인프라(기반 시설), 세제 지원도 병행돼야겠지만 인력 문제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