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 "미국은 일본 오염수 방류 공범"..일본 수산물 거부 움직임도

[경향신문]

글로벌타임스 만평. 홈페이지 캡쳐

중국 매체들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을 놓고 미국을 ‘공범’으로 지목하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일본이 국내외 반대 여론에도 해양 방류 결정을 한 배경에 미국이 ‘뒷배’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4일 사설을 통해 “일본이 원자력 사고로 오염된 물을 바다로 배출하는 전례 없는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용인 때문”이라며 “자기 파벌에 속하는 사람은 방어하고 그렇지 사람은 공격하는 미국의 전술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처리 결정을 투명하게 하려는 일본에 감사한다’고 밝힌 것을 언급하며 “만약 다른 나라들이 같은 일을 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 보라”고 지적했다. 결정의 투명성 여부를 떠나 미국은 곧 바로 비난에 나섰을 것이며, 서방 언론들도 거기에 가세했을 것이란 주장이다.

환구시보는 또 “미국이 지금과 같은 태도를 취하는 것은 일본이 지리적으로 멀기 때문”이라며 “일본이 미국 인근에 폐수를 방류한다면 분명 다른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지금 계산을 잘못 했을지도 모른다”며 “후쿠시마 해안을 따라 세계 최강의 해류가 흐르면서 방사능 물질이 태평양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일본에 대해서도 “아직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주변국과의 소통도 부족하다”며 “미국의 지지를 얻는 데만 주력하면서 폐수를 바다에 버리는 가장 쉽고 저렴한 방법을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미국을 일본 오염수 방류의 공범으로 묘사하는 만평을 실었다. 이 매체는 미국인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검은 폐수가 철철 흘러나오는 것을 바라보며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는 모습을 나타낸 만평을 싣고 ‘공범’이라고 제목 붙였다.

한편 중국에서는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이후 일본산 수산물 구매를 거부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봉황망(鳳凰網)은 이날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에서 네티즌들이 일본의 오염수 방류 결정에 반발하고 있으며, 일부 수산업자들은 일본산 생굴 수입을 포기하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