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구역서 14개월..아프리카 난민, 인천공항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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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14개월 가까이 인천국제공항 환승구역에 갇혀 지낸 아프리카인이 공항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됐다.
인천지법 형사항소1-2부(부장판사 고승일)는 아프리카인 A(48)씨가 법무부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을 상대로 낸 수용 임시 해제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1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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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14개월 가까이 인천국제공항 환승구역에 갇혀 지낸 아프리카인이 공항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됐다.
인천지법 형사항소1-2부(부장판사 고승일)는 아프리카인 A(48)씨가 법무부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을 상대로 낸 수용 임시 해제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는 난민신청을 했으나 난민심사거부를 당했고, 2020년 2월15일부터 현재까지 약 1년2개월 가까이 인천공항 환승구역에 방치됐다”며 “A씨는 난민신청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환승구역을 벗어날 수 없고, 위 환승구역에서 사생활의 보호나 의식주와 의료서비스 등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처우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A씨에 대한 수용을 계속하는 경우 신체의 위해 등이 발생할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며 “현재의 상황과 처우, 방치된 기간 및 수용자의 태도 등에 비춰 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성 또한 인정돼 A씨의 수용을 임시로 해제한다"고 결정했다.
다만, A씨가 종합병원을 지정하면 즉시 법원에 주거지를 신고하고, 부득이한 사유가 없는 경우 오후 8시 이후에는 정해진 주거지 밖으로 외출하지 말 것을 등을 지정 조건으로 내세웠다.
또 외출할 경우 변호인이나 변호인이 지정한 자와 동행해야 하며, 외출 후 즉시 법원에 사유와 경위를 보고하고 치료결과를 한달 단위로 정기적으로 법원에 알리도록 했다.
A씨는 지난해 2월16일 입국 이후 1년이 넘게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43번 게이트 앞 소파 위에서 생활했다.
고향에서 정치적 박해를 피해 한국에 난민 신청을 했지만, 가지고 있는 티켓의 목적지가 한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난민 신청 접수를 거부 당했다.
인천지법은 앞서 지난해 6월 1심 판결에서 법무부가 A씨의 난민 인정 신청에 대한 절차를 개시하지 않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했지만, 출입국 측에서 항소를 진행하면서 2심이 진행 중이다.
고국에서의 박해와 어려운 탈출 과정에서 지병을 얻은 상태다. 또 갑작스러운 탈장 증상으로 공항에서 쓰러진 적도 있지만 병원에서 제대로 된 검사조차 받지 못하고, 변호사들이 전해주는 진통제를 먹으며 버텨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를 지원하는 사단법인 두루의 이한재 변호사는 "난민신청자를 공항에 방치하는 것이 ‘수용’에 해당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며 “입국 자격과 같이 법에 근거 없는 기준을 가지고 난민신청 접수를 거부하고, 1심에서 A씨가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항소해 한 사람을 오랫동안 고통 속에 살게 한 법무부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법무부는 이때까지 수많은 난민신청자들을 공항에 장기체류할 수밖에 없도록 제도를 운영해 왔다”며 “난민법상 원칙에 맞도록 신속히 입국시켜 절차를 진행해야 하며, 불가피하게 공항 체류가 발생하더라도 최소한의 인간다운 처우가 보장되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01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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