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상장 美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시총 100조 넘어설까?

고득관 2021. 4. 1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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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도권 가상화폐, 제도권 진입 신호탄
비트코인 시세 따라 주가 변동할 듯
서학개미 투자 많은 테슬라 주가도 영향
[출처 = 연합뉴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14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첫 거래를 시작한다. 비제도권으로 취급되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제도권 금융시장에 발을 딛게 되는 것이다.

코인베이스의 상장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위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될지 주목된다.

▲ 공모주는 없어요...시총 600억~1000억달러 예상

코인베이스는 중국 바이낸스에 이어 세계 2위의 가상화폐 거래소이자 미국 최대의 거래소다. 거래소 내 자산규모는 2230억달러로 전체 가상화폐 시장의 11.3%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1분기 실적은 파격적인 숫자가 나왔다. 1분기 매출액은 18억달러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 13억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한해치 5억3000만달러의 2배를 넘는 11억달러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코인베이스의 몸값을 600억달러(한화 약 67조원)에서 1000억달러(112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운영하는 인터컨티넨탈 익스체인지(ICE)의 현재 시가총액 668억달러와 비슷하고, 나스닥(Nasdaq)를 운영하는 나스닥 OMX 그룹 260억달러보다 훨씬 큰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1분기 코인베이스는 장외시장에서 평균 343.58달러에 거래됐다. 이 가격을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680억달러(76조원)이다. 코인베이스의 상장 방식도 눈길을 끈다. 코인베이스는 공모 절차가 없이 직상장(Direct listing)한다. 국내에서는 상장 과정에서 공모주를 발행해 기관 투자자들과 개인 투자자들에게 배정하는데 이런 절차를 생략하고 구주만으로 상장한 것이다. 음악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 빅데이터 업체 팰런티어, 게임업체 로블록스 등 최근 핫한 종목들 가운데 직상장을 선택한 곳이 많다.

직상장은 IPO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고 기존 투자자들은 보호예수 규정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유통물량이 적어 상장 초기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문제도 있다.

[출처 = 연합뉴스]
▲ 주가, 비트코인 가격 따라 움직일 듯

상장 이후 코인베이스의 주가가 향후 비트코인 가격과 연동될 것이란 데에는 이견이 없다. 현재 뉴욕증시에 상장한 가상화폐 채굴업체, 가상화폐 보유 기업들의 주가가 이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인베이스 상장은 올해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의 뉴욕증시 상장과 함께 가장 큰 이벤트로 꼽힌다. 비트코인이 제도권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코인베이스에 이어서 미국에서 4번째로 큰 거래소 크라켄도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말에는 미국 자산운용사 반에크가 신청한 '반에크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에 대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승인 심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단기적으로는 코인베이스 상장은 투자심리를 개선시켜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또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코인베이스의 주가도 덩달아 뛰는 상호작용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최근 강세를 보이는 비트코인 시세도 코인베이스의 상장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 6만3263달러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말 5만달러선까지 내려갔다가 불과 보름여만에 26% 넘게 급등했다. 비트코인을 대량 매입한 테슬라도 지난밤 뉴욕증시에서 8.60% 급등했다.

펀드스트랫(Fundstrat)의 톰 리(Tom Lee) 수석애널리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코인베이스의 상장에 앞서 아무도 비트코인을 팔고 싶어하지 않는다"라며 "코인베이스 상장은 스스로 먹이를 주는 것과 같으며, 이것은 자기 강화 역학(self-reinforcing dynamic)이다"고 말했다.

[출처 = 연합뉴스]
▲"차라리 비트코인을 사라"...고평가 잡음도 지속

코인베이스가 지나치게 고평가돼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미국 마켓워치는 코인베이스의 기업가치를 현재 시장에서 이야기되는 1000억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181억달러(20조원)로 평가했다. 가상화폐 시장이 성숙할수록 수수료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인베이스는 가상화폐 거래대금에 평균 0.57%의 수수료를 거둬들였다. 반면 NYSE와 나스닥은 수수료율이 0.01%에 불과하다.

코인베이스의 실적은 가상화폐 시세에 완전히 연동되기 때문에 가상화폐와 동일한 위험을 갖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가상화폐에 대한 직접 투자는 부담스럽지만 성장하는 가상화폐 시장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에게 코인베이스는 좋은 대안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의 시세가 하락하면 코인베이스의 실적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받는다. 성장성면에서는 결제업체 스퀘어(Square)와 같은 가상화폐 관련주보다 더 나은 위치에 있지만 안전성면에서는 더 위험하다는 분석이다.

호주의 온라인 매체 더컨버세이션은 "코인베이스는 투자에 대해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연기금과 같은 금융기관에 매력적일 수 있다"라면서 "코인베이스의 주가는 가상화폐의 수요에 따라서만 좌우되므로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다.

코인베이스의 상장은 현재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두나무의 기업가치 평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두나무는 국내 1위의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회사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수수료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 만큼 수익성 둔화가 나타날 수 있고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시장이 성장할수록 시장 영향력도 약해질 수 있다"라면서 "리스크 요인에도 불구하고 코인베이스 상장은 가상화폐 시장의 큰 이표로, 두나무 등 글로벌 주요 거래소 상장에도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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