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전국 최초 '노선조정권'갖은 마을버스준공영제 운영
'노란 마을버스' 운행횟수는 늘리고,서비스는 올리고...
[더팩트 | 파주=안순혁 기자]파주시의 마을버스준공영제가 46만여 시민들의 이동권이 대폭 확대 시키면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전국 최초로 지역 특성에 맞게 ‘차량운행’은 운송업체가,‘노선조정권한’은 시가 담당하는 마을 버스준공영제가 실시됐기 때문이다.
시는 14일 "지난해 10월 마을버스 준공영제를 도입되면서 운송업체는 경영의 부담없이 버스 노선을 운행하고,시민들의 이동권은 더욱 개선됐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발길도 크게 줄었다.전국 시내버스는 물론 마을버스업계까지 경영 악화로 도산 위기에 처해 있어 지자체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
실제 서울시에 따르면,지난해 서울시내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 건수는 15.9%(12억 건) 감소했다.일부에서는 승객이 감소하자 버스 운행 횟수를 줄이고,운전기사의 인원을 줄이거나 임금까지 체불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이로 인해 시민들의 교통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시는 이런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차량운행’은 운송업체가,‘노선조정권한’은 시가 담당하는 ‘민영제’와 ‘공영제’의 혼합 형태인 마을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했다.버스의 공공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문적인 차량운행은 전문업체가, 재정지원과 서비스 및 운영 관리는 시에서 총괄한다는 개념이다.
기존에도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서울을 비롯해 7대 광역시와 제주도,경기도 일부에서 시행해왔지만,시내버스와 마을버스는 대중교통이라는 점 이외에는 규모나 운영방법에서 차이가 컸다.
시는 자체적으로 조례와 협약,지침,표준운송원가 산정기준을 마련해 준공영제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역에 맞는 마을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했다.
파주시는 도농복합도시로 서울시의 1.1배 정도로 면적이 넓은 반면 인구는 적다.따라서 민간 운송업체가 농촌지역의 버스운행을 기피하는 성향이 있다.
파주시의 버스 이용률은 21%로 주변도시인 고양시 25.3%,양주시 24%에 비해 낮다.지하철을 포함한 대중교통의 이용률도 고양시는 40.5%, 김포시 31.3%지만,파주시는 28.2%에 불과하다.
파주시는 "시민들의 교통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마을버스의 노선을 개선하고 안정적인 마을버스 운영체계를 구축하는 등 준공영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그 개선 효과는 마을버스 준공영제 사업이 시행된 지 불과 5개월 만에 시민들의 반응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를 위해 마을버스 078번을 탄다는 20대 B씨는 "최근 078번을 타는 출근길이 즐겁다"고 한다."버스 안에는 사람들로 붐벼 손잡을 곳이 없을 정도였는데,준공영제가 시행된 이후 한산해져 이용하기 편해졌다"며 "차가 자주 오니까 이전보다 여유있게 버스를 탈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시민평가단에 참여한 60대 C씨는 "대부분의 기사들이 친절하지만 더 잘하시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며 "이전에는 마스크를 제대로 안 쓰는 기사분들이 있었는데 준공영제 이후에는 철저하게 잘 쓰는 등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파주시는 버스준공영제를 평가하기 위한 99명의 평가단 운영한 결과 "마을버스가 준공영제로 전환된 이후 빠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실제 시민평가단이 지난 1월 20일부터 2월 말까지 총 500회에 걸쳐 준공영제를 도입한 마을버스 99대를 직접 이용하면서 ‘배차시간 준수’와 ‘복장태도’, ‘노선도 및 안내방송’ 등에 90점을 주었다.‘무정차 여부’, ‘운전태도’도 80점 후반을 기록했다.
한편 파주시는 마을버스 준공영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정기적인 평가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평가는 운수업체 및 운전기사 등에 대한 절대평가와 시민평가 등을 토대로 하위 20% 차량에 대해서는 업체별·차량별 친절교육 및 차량관리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특히 운전기사의 근로환경 개선 등을 위해 상·하반기에 걸쳐 친절 운전기사를 선정하고,최대 230만원의 인센티브를 운전기사에게 직접 지급할 계획이다.
운수업체 사장 E씨는 "준공영제 이후 배차간격을 40분에서 20분으로 단축하고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그럼에도 운영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파주시는 ‘정시성(定時性)’이 적용돼 시민들이 버스 운행시간표를 보고 필요한 시간대에 맞춰서 승차할 수 있게 하는 한편마을 정류소와 SNS,지역 온라인카페 등을 통해 홍보중에 있다.이달 17일부터 안내된 운행 시간표대로 버스 운행이 시작된다.
시는 향후 신설 노선은 도심과 농촌 등 지리적 특성을 반영할 계획이다.
운정3지구와 같은 도심은 ‘노선 입찰형’으로 전환하고 적성,파평과 같은 농촌지역은 ‘수요 응답형’으로 전환해 마을버스 노선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서울과 파주를 잇는 대동맥 역할을 하는 서울-문산 고속도로가 개통됐고,GTX-A 노선과 경의중앙선 확충 등도 추진하고 있다"며 "마을과 마을을 잇는 모세혈관과 같은 마을버스를 준공영제로 안정적으로 운영해 시민들의 이동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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