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한국에만 있는 희귀식물 산개나리, 살릴 길 찾았다

윤희일 선임기자 2021. 4. 1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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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북한산 산개나리.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산개나리는 한반도에서만 서식하는 식물이다. 북한산이나 강원 정선·영월, 전북 임실, 충북 괴산 등 일부 지역에서만 발견되고 있는데, 그 수가 자꾸만 줄어들면서 멸종위기에 몰려 있다. 산림청은 산개나리를 희귀식물 제193호와 특산식물 제117호로 지정해 놓고 있다.

산개나리는 최근 숲이 울창해지면서 숲 안으로 들어오는 일조량이 줄어들고, 유전 다양성이 감소하면서 열매를 맺지 못해 다음 세대를 이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으며, 이게 멸종위기로 빠져드는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하지만, 최근 진행된 당국의 복원 노력으로 산개나리가 우리나라 산하에 뿌리를 내리고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국립공원관리공단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사무소와 함께 2012년부터 산개나리를 복원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고 14일 밝혔다. 두 기관은 북한산에 산개나리 복원 시험지를 조성, 관리해왔다.

과학원 등은 북한산에 조성한 산개나리 복원지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복원지 내 일조량이 양호한 곳에 있는 산개나리의 평균 개화율은 약 70%로 북한산 내 다른 산개나리보다 3.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화량(한 개체당 꽃의 개수) 역시 132∼296개로 매우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성과는 산개나리 개체의 DNA(유전자) 이력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이루어냈다.

과학원 등은 복원시험지 안에 있는 산개나리 개체 하나하나의 유전적 특성을 분석한 뒤 복원지에 적합한 개체를 찾아내는 방법으로 최적의 산개나리를 증식해 나갔다.

과학원 관계자는 “산개나리는 유전적으로 가까운 개체 간의 교배가 어려운 수종”이라면서 “특히 북한산 자생지의 산개나리는 꽃은 많이 피지만 유전다양성이 매우 낮아 종자 결실이 이루어지기 어려웠는데 이번에 시도한 DNA 이력 관리법을 통해 다양한 유전적 특성을 가진 산개나리를 섞어 식재함으로써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임효인 박사는“DNA 이력관리를 통해 복원된 북한산 산개나리는 매년 종자가 열리고 개화와 결실도 우수해 성공적인 복원이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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