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양념'된 초선 보호하라"..권리당원 성명서 맹비난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소신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이 ‘권리당원 성명서’에 대해 “평가할 가치가 없다”고 쓴소리를 남기며 도종환 비상대책위원장에 ‘보호’를 촉구했다.
조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당 쇄신을 가로막는 폭력적 언행을 수수방관할 건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여당이 된 후 SNS에는 절필 수준으로 말을 아껴왔지만 (4·7) 재보궐 (선거) 참패 후 지난 일주일 동안 이대로 가만있으면 앉아서 죽는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진심으로 반성하고 쇄신해 민심에 다가가자고 저 나름으로는 열심히 호소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성과 쇄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와 내심 약간의 희망도 걸어보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조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 과정의 공약과 토론회 내용, 그리고 당 대표로 나서고자 하시는 분들의 인식을 접하며 아직도 우리 당 주류세력들은 기득권을 붙잡고 변화를 거부하며 민심보다는 소위 ‘개혁’에 방점을 두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아 솔직히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특히 우리 당에서는 금기어 혹은 성역화된 조국 (법무부) 전 장관에 대한 문제는 요 몇 년 보수정당의 ‘탄핵’과 같이 앞으로 두고두고 우리의 발목을 잡을 아킬레스건으로 작동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배은망덕’이라는 단어, 조국 전 장관을 적극 지지하는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일동이라고 자처하는 일부 강성 지지층들 아니면 국회의원이 될 수 없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면 참으로 오만하고 전근대적인 발상의 발로가 아닐 수 없다 생각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저는 이 성명이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일동’을 참칭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당 구성원 다수는 합리적이고 성찰적이다. 오히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하지만 조 의원은 “이런 성명에 힘을 싣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영향력이 큰 몇몇 셀럽들이 초선 의원 다섯 명의 휴대전화 번호를 노출 시켜 좌표를 찍고 ‘양념’을 촉구했다. 실제 문자폭탄이 또 쏟아졌다. 그 와중에 맷집이 약한 많은 의원들은 진저리치며 점점 입을 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양념’은 2017년 4월 대선후보 경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열성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에 대해 “경쟁을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같은 것”이라고 표현한 데서 비롯됐다.
그는 “당이 점점 재보선 패배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지금 우리 당의 공식적 최고의사결정기구는 비상대책위원회이고 책임자는 비대위원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심과 한참 괴리된 소위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일동’ 명의의 성명서가 나온 것을 계기로 강성 당원들에게 이와 같은 언행을 자제하라는 메시지가 비대위원장 혹은 비대위 명의로 나와야 한다고 어제 저를 비롯한 몇몇 의원님들이 말하였고 비대위에 전달하겠다고 했다”며 “오늘 아침 부산 현장 비대위 결과까지 기다렸지만 ‘민주당은 반성과 성찰을 바탕으로 더 책임 있는 집권 여당, 더 유능한 집권 여당이 되겠다’고 만 할 뿐 어제 성명에 대하여는 일언반구도 없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우리 당에 변화와 쇄신의 움직임이 있기는 한 건가?”라고 물으며 “국민께서는 여전히 우리 당을 한심하게 보시고 결국 내년 3월에도 아직도 야당이 미심쩍어 보이지만 여전히 진절머리 나는 우리 당을 혼내주기 위해 눈 질끈 감고 야당 대선후보를 찍을 수밖에 없었다고 실토하실 것 같지 않은가?”라고 재차 물었다.
아울러 도 위원장을 향해 “폭력적으로 쇄신을 막는 행위를 좌시하지 말고 소수 강성 지지층들로부터 다수 당원과 뜻있는 젊은 의원들을 보호하라”고 촉구하며 “며칠 지나면 비대위원장 임기가 만료되어 보호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권리당원 성명서’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조국 사태를 반성한 초선 의원들을 향해 “패배 이유를 청와대와 조국 전 장관 탓으로 돌리는 왜곡과 오류로 점철된 쓰레기 성명서를 내며 배은망덕한 행태를 보였다”고 거칠게 비난했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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