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연한 설교수'와 '초딩 브라운'..외국인 선수의 차이가 승패 갈랐다
[스포츠경향]
한 팀은 4강 플레이오프(PO) 진출 확률 100%를 손에 쥐었고 다른 한 팀은 탈락 위기에 몰렸다. KGC와 KT의 프로농구 6강 PO의 명암은 바로 외국인 선수 ‘내공의 차이’에서 갈렸다. KGC는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보태면 4강에 오른다. 역대 6강 PO에서 1·2차전을 이기고 4강 진출에 실패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KGC의 선전은 차원이 다른 기량을 뽐내고 있는 외국인 선수 제러드 설린저의 활약에 힘입은 바가 크다. 설린저는 6강 PO 1·2차전에서 평균 28.5점에 8.5리바운드를 걷어내며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다. 반면 KT의 브랜든 브라운은 15점·4.5리바운드에 그쳤다. 못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잘했다고 평가받기엔 다소 미흡한 성적이다.
수치로 나타난 성적 이상으로 격차를 보인 건 바로 ‘멘탈’이었다. 설린저가 상대의 신경전과 거친 몸싸움에도 의연하게 대처하며 실력으로 압도했다면, 브라운은 평정심을 잃으면서 경기를 그르쳤다.
‘설교수’라는 별명답게 설린저는 안정된 공수 밸런스를 앞세우며 KGC의 승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2차전에서는 허훈을 중심으로 한 KT의 2대2플레이를 봉쇄하는 트랩수비에까지 가담하면서 경기력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더욱 돋보이는 건 상대의 신경전에 말리지 않고 오히려 월등한 기량으로 자신의 농구를 펼쳐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KT 김현민과의 몸싸움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처했고, 오히려 김현민이 흥분하면서 상대에 흐름을 내줬다. 설린저는 경기 후에 “아마도 나와 신경전을 벌이려는 건 KT의 게임 플랜이지 않을까 싶다”며 “하지만 내게는 통하지 않는다.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브라운은 심판 판정에 예민하게 반응했고, 툭하면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못마땅한 상황이 나오면 무리한 플레이로 득점 기회를 놓치거나 파울을 범하는 등 팀 플레이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서동철 KT 감독은 “그런(흥분하는) 걸 잡아주는 것도 저의 몫인데, 잘 안 된다. 매일 얘기하는데 못 고친다”라며 “그 부분이 팀의 문제점인 건 분명하다. 2차전 패인을 하나 콕 집으라면 그거다”라고 지적했다.
조홍민 선임기자 dury12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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