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1분기에만 '176조' 싹쓸이..지난해 절반 '육박'
외화증권 결제 1575억달러로 역대 최대
주식 1285억달러로 대부분 차지..테슬라 118억달러
보관금액도 813억달러로 최대 규모
"지난해부터 SWIFT 시스템 점검..결제 증가 따른 오류 없을 것"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1분기 서학개미들이 결제한 외화증권 규모가 이미 지난해 전체 결제액의 약 절반 정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스탑(GME) 등 변동성이 높은 주식에 대한 투자 규모도 급격히 늘었다.
美 주식 결제, 직전 분기 대비 약 2배 증가
14일 한국예탁결제원은 이날 오전 서울사옥 회의실에서 ‘1분기 예탁결제원을 통한 외화증권 보관·결제금액 지속 증가’ 관련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1분기 외화증권 매도와 매수를 모두 포함한 결제금액은 1575억6000만달러(176조2623억원)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결제금액 3233억9000만달러(361조7117억원)의 48.7%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 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결제 규모의 절반을 채운 셈이다. 이는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879억8000만달러보다 75.3% 증가한 수준이기도 하다.
외화증권 중 주식이 1285억1000만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직전분기 654억달러 대비 96.5% 증가한 것이다. 채권은 290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직전 분기 244억8000만달러 대비 18.7% 늘었다.
가장 많이 결제한 종목들은 테슬라(TSLA)와 게임스탑(GME), 애플(AAPL), 처칠캐피탈(CCIV), 팔란티어(PLTR) 등 순으로 모두 미국 주식이 차지했다. 1위인 테슬라는 118억7000만달러로 직전 87억8000만달러 대비 35%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테슬라 결제금액 232억9000만달러의 51%에 해당하는 규모기도 하다.
박문규 글로벌본부 본부장은 “그간 결제금액 상위권을 유지해 왔던 미국 대형 기술주 외에도 미국 시장 내 이슈 및 정책에 영향을 받는 종목들이 상위 종목에 편입된 등 미국 투자 대상 종목 다변화 양상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보관액도 사상 최대…예탁원, 결제지시 시스템 점검
외화증권 보관금액 면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총 813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말 722억2000만달러 대비 12.7% 증가한 813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주식이 577억2000억달러로 같은 기간 22.6% 증가했다. 반면 채권은 236억4000억달러로 6% 감소했다.
시장별로는 미국이 전체 57.9%로 가장 높고 상위 5개 시장이 전체 보관금액의 97.4%를 차지했다. 주식의 경우 미국이 463억7000만달러로 전체 80.3%를 차지했으며, 373억4000만달러를 기록한 직전분기 대비 24.2% 증가한 것이다.
예탁결제원은 급증하는 결제 규모에, 지난해부터 외화증권 결제지시 송수신 시스템인 스위트프(SWIFT)를 점검 및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일평균 결제지시 건수는 2019년 6902건에서 지난해 2만1507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4만5916건을 기록하고 있다. 게임스톱 등 주가 변동성이 큰 종목을 국내 투자자들이 집중 순매수하는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데 따라, 외화증권 투자 관련 소개·절차·사례·질의응답 등의 내용을 담은 안내를 하겠다고도 밝혔다.
박 본부장은 “지난해부터 결제지시 건수의 확대로 예탁원은 스위프트 시스템을 점검했으며, 투자자들이 외화증권 결제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나타나는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일반투자자 대상 투자유의 홍보활동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외화증권 대여 중개 서비스를 보완하고 오는 9월 장외파생상품거래 개시증거금 의무 교환 제도 시행과 관련해서는 보유 외화증권을 담보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조광연 글로벌서비스부 부장은 “국내 투자자들의 경우 외화증권에 대한 회전율이 높아, 주식의 경우 지난 2018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대여 중개 서비스의 이용량이 낮은 게 현실”이라며 “그럼에도 장기 투자 고객 등을 위해 대여 중개 서비스를 위한 외국보관기관을 추가 선임하고 국내 증권사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고준혁 (kotae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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