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최옥숙의 스포츠 심리 - 자신과의 대화

손동환 2021. 4. 14. 12:1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1년 3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볼드모트의 마법 주문인 ‘아브라카다브라’는 히브리어로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이와 비슷하게 우리 나라에서도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주문처럼 읊는 말로 ‘수리수리 마수리’가 있다. 속담 중에서는 ‘말이 씨가 된다’라는 말도 있다. 이는 모두 말의 중요성, 말이 이뤄내는 힘을 이야기한다.

스포츠 상황에서도 말의 힘을 느낄 수 있던 장면이 있다. 박상영 선수가 2016년 리우 올림픽 펜싱 결승전에서 보여준 장면이 유명하다. 연속 실점으로 상대 선수와의 점수 차가 벌어진 상태로 2라운드를 마무리했고, 마지막 3라운드를 위해 잠시 쉬는 동안 자신에게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끊임없이 외쳤다. 그리고 그는 ‘할 수 있다’라고 외쳤던 말을 증명하듯이, 3라운드에서의 역전으로 금메달을 차지하였다. ‘할 수 있다’는 박상영 선수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고, 박상영 선수는 CF까지 찍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이처럼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이해하고 평가하여 스스로에게 필요한 지시나 강화를 주는 내적 대화를 ‘자화’라고 하며, ‘셀프 토크, 혼잣말, 자기 대화’ 등 다양한 용어로도 표현한다.

실제로 자화를 사용하는 선수들이 18%~43% 정도로 수행 능력이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챔피언 피겨 선수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심리 기술의 하나로 자화를 꼽았으며, 미국 레슬링 선수의 80% 이상이 자화를 사용하고 있다.

‘자화’는 집중력이나 자신감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된다. 혹은 수행에 필요한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서, 또는 불안을 조절하고 동기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도 활용한다.

선수가 훈련이나 경기에서 자주 할 수 있는 자화로 ‘잘 될 거야, 느낌이 좋아’ 등이 있다. 이는 자신의 컨디션을 높일 수 있는 말이다. 또한, ‘손을 끝까지 뻗어, 자세를 낮춰’ 등 자신의 동작을 지시할 수도 있으며, ‘파이팅, 할 수 있어!’ 등 스스로를 격려하기도 하는 말도 있다. 반면, ‘망했다, 난 못해, 질 것 같아, 실수하면 어쩌지?’처럼 부정적 생각이 담긴 말도 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위에서 언급됐듯, 내용에 따라 ‘긍정적 자화’와 ‘부정적 자화’로 구분할 수 있다. 당연히 긍정적 자화를 추천하며, 이는 심리학과 뇌과학 연구에서도 입증됐다.

먼저 인간 행동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말은 뇌를 바꿀 수 있다’라고 주장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한 실험에서 부정적인 말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의 분비를 촉진하며, 긍정적인 말에서는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도파민을 분비하게 만들어 행복감이나 긍정적인 태도를 강화해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또한, 긍정심리학 분야에서는 긍정적 감정이 협응과 조절 능력을 향상시키고, 근력과 심혈 관계의 신체적 변화뿐만 아니라 심리적, 지적, 사회적인 능력 모두를 확장시키고 새롭게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즉, 말은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대변할 수 있으며, 말로 인해 자신의 생각과 마음이 움직이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기 상황에 놓인 자신(선수)에게는 어떤 말을 해주면 좋을까?

가장 먼저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알아차려야 한다. ‘내가 지금 불안한가?, 어느 정도의 긴장감을 가지고 있는가?,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가?’ 등 스스로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자화를 잘 하기 위해서는 부정적 생각과 말을 빠르게 차단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부정적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면 바로 알아차리고 차단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예를 들어, ‘스톱’을 외치거나 ‘손뼉을 치는’ 등 자신만의 말과 행동으로 부정적 생각을 차단한 후, 그 상황을 긍정적인 생각과 언어로 바꾸는 연습이 이어져야 한다.

농구선수가 할 수 있는 자화의 한 예로 ‘손을 끝까지 뻗어’가 있을 수 있다. 이 자화는 손을 끝까지 뻗도록 동기 부여를 해주고, 뿐만 아니라 슛 동작에서 필요한 구체적인 행동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그렇게 되면 정확한 슛 동작이 나타날 수 있으며, 슛 과정에서의 불안한 생각이나 부정적 생각이 들어오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자기 확신을 위한 대화(오늘 잘 할 거야, 느낌이 좋아), 자신을 격려하고 분발할 수 있는 대화(화이팅, 할 수 있어) 등 어떤 자화가 자신에게 필요한지 구분하여 자신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자기 생각의 중요성을 언급한 마가렛 대처의 말을 언급하려고 한다.

“생각을 조심하라.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하라.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하라. 습관이 된다. 습관을 조심하라. 성격이 된다. 성격을 조심하라. 운명이 된다. 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된다.”

- 마가렛 대처 -
 

글_최옥숙 박사, 사진_KBL 제공

Copyright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