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번이·기변' 차별해 고의로 개통지연..과징금 '철퇴'
[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의도적으로 신규 스마트폰 개통을 지연시킨 KT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억6천만원과 시정명령을 받았다.
KT 측은 전산시스템 과부하 우려 등에 따라 불가피하게 개통지연을 발생시켰다고 소명했지만, 방통위는 번호이동과 기기변경 가입자를 차별하고, 규제기관의 주목을 피하기 위한 위법행위로 간주했다.
14일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한상혁)는 전체회의를 열고 신규 출시 단말기 사전예약자 개통을 지연해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한 KT에 과징금 1억6천499만원을 부과하고 업무처리 절차 개선 명령을 의결했다.
방통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8월 7일부터 13일까지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20 사전예약 기간 동안 7만2천840여명의 가입자를 유치했으나, 그중 1만9천465명 26.7%의 이용자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1일에서 최장 6일까지 개통을 지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체적인 지연 사유로는 ▲ KT 본사의 일방적인 영업정책 지시를 통해 단말 개통을 지연한 경우가 4천491명, 6.2% ▲ 대리점 장려금 판매수익이 불리하다는 임의적 이유로 단말 개통을 지연한 경우가 1만4천974명, 20.6%로 나타났다.
특히, 본사의 영업전략에 따른 개통지연은 KT 본사가 사전예약자 중 번호이동 건에 대해 의도적으로 개통조절 정책을 대리점에 지시한 것으로, 이의 정책에 따라 소매 영업점의 경우 매장운영비(건당 3~4만원)를 번호이동 예약 건당 0.5건, 기기변경 예약 건당 2.5건으로 산정해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리점에선 장려금 마진·수익에 유리한 조건의 일반 단말 또는 기기변경만을 우선적으로 개통 처리해 주고, 사전예약자 번호이동 조건 등 영업수익에 불리한 건은 사전 안내 절차 없이 임의로 지연시켰다.
KT는 해당 행위에 대해 조사 과정에서 "전산시스템 과부하 우려와 규제 이슈에 대비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번호이동에 대한 장려금을 축소하는 방식의 영업정책을 시행했다"고 소명했다.
아울러 "단말 사전예약 시 지연 개통될 수 있다는 사전 안내가 구두로 이뤄지고 있고, 예약 단말 개통 기간이 7일로 짧아 전산 과부하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진술했다.
이날 의견 진술을 위해 참석한 이영호 KT 경영기획부문 공정경쟁담당(상무)는 "방통위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했으며, 전산 과부하 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한 행위들로 선처를 요청드린다"며 "앞으로 정책변동으로 인한 개통지연 방지, 신규 단말 개통시스템 마련, 고객센터 내 전담 상담센터 마련 등을 추진해 이같은 일의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통위는 사실조사와 KT 측 의견진술 내용을 바탕으로 KT가 신규 단말 사전예약에서 많은 번호이동가입자를 유치하고, 이것이 정상대로 개통될 경우 번호이동 가입자 쏠림 현상이 발생해 규제기관의 주목과 경쟁사 대응 등을 피하고자 임의로 개통을 조절하는 정책을 지시한 것으로 봤다.
특히, 우선적 가입·개통 권리를 가지고 있는 사전예약자 사전동의 없이 개통을 조절하려는 영업정책 지시는 이용자의 정당한 권익을 침해할 뿐 아니라 번호이동 순증감 시장을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KT 측 행위를 '중대한 위반행위'로 간주, 기준금액 2억368만원을 최초 부과했다.
다만, KT가 최근 3년 이내 동일한 위반행위로 과징금을 처분받은 적이 없는 등 사유를 고려해 필수적 가중감경 2천63만원, 추가적 가중감경 1천833만원 등을 적용해 최종 과징금 1억6천499만원을 의결했다.
아울러 방통위는 위반행위의 즉시 중시,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의 공표, 업무처리 절차의 개선, 이행계획서의 제출, 시정조치 이행 결과를 보고토록 시정명령 내렸다.
한상혁 위원장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동통신 단말기 개통을 지연하는 행위는 이용자의 권익을 침해하므로 향후 이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송혜리 기자(chewoo@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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