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니오븀으로 양자부품 만들었다

표준과학연구원, 알루미늄 기반 부품보다 성능 뛰어나
마이크로파 투과율 1000분의 1로 줄여 외부잡음 최소화

KRISS 양자기술연구소 서준호(오른쪽) 책임연구원이 차진웅 선임연구원과 함께 니오븀 나노전기역학 부품 측정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KRISS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양자컴퓨터 부품을 니오븀으로 만들었다. 이 나노전기역학 부품은 마이크로파 투과율을 1000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어 외부잡음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부품을 최대한 작게 만들 수 있고 양자 시스템 성능 또한 높일 수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양자기술연구소 양자역학계팀이 세계 최초로 니오븀 초전도 나노전기역학 부품을 개발하고 그 특성을 검증하는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양자 네트워크를 위한 마이크로파-광파 변환장치, 양자컴퓨터용 소자, 고정밀 스핀감지 기술 등에 응용될 전망이다.

연구진은 약 2년의 연구 끝에 니오븀이 서로 끌어당기는 힘을 없애는 조건을 찾아내고 나노크기 회로선으로 이뤄진 부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 나노전기역학 부품은 기존 알루미늄을 기반으로 한 부품보다 더 실용적인 온도와 자기장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다.

니오븀 나노전기역학 부품은 절대온도 4K(-269.15℃), 외부자기장 0.8T(테슬라)의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알루미늄 소자의 제한된 작동 환경인 절대온도 1K(-272.15℃), 외부자기장 0.01T를 크게 뛰어넘는 결과다.

연구진은 개발한 부품을 이용한 마이크로파 제어에도 성공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부품은 강한 전기역학적 상호작용을 통해 기존 부품보다 마이크로파 투과율을 1000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었다.

이 부품을 이용하면 비가역 마이크로파 부품의 소형화를 앞당길 수 있다. 비가역 마이크로파 소자는 마이크로파 신호를 한 방향으로만 투과시켜 외부에서 소자로 유입되는 잡음을 차단한다.

전자현미경으로 살펴본 초전도 나노전기역학 부품. KRISS 제공

서준호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부품을 활용해 다양한 양자정보장치를 원격으로 연결하는 마이크로파-광신호변환 장치를 개발할 예정"이라며, "소규모 양자 네트워킹을 넘어, 다양한 양자 시스템 간 양자정보를 자유롭게 전송하는 양자 인터넷을 구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게재됐다.

한편, 특정온도 이하에서 전기저항이 없는 초전도체 기반 양자부품은 기가헤르츠(GHz)의 전자기파인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초전도 큐비트'라는 양자 상태를 제어하거나 측정한다.

니오븀은 온도나 자기장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지만 나노크게에서는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강해 아직까지 기판에 100㎚(나노미터, 10억분의 1 m)로 띄워 만들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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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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