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죽음 부른 '가짜 김민수 검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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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김민수 검사'를 사칭해 20대 취업준비생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았던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A 씨는 지난해 1월 20일 "서울중앙지검 소속 김민수 검사다. 금융 사기단 일당을 검거했는데 당신 계좌가 연루돼 일단 돈을 찾아야 한다"며 20대 취업준비생 김모 씨를 속인 뒤 "이에 불응하면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받고, 전국에 지명수배령이 내려진다"고 협박해 42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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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기에 연루” 거짓말로
취업준비생 극단선택 몰아
보이스피싱 일당 98명 검거
검사사칭 40대 등 3명 구속
이른바 ‘김민수 검사’를 사칭해 20대 취업준비생을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았던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조직원이 속해 있던 보이스피싱 일당 90여 명도 경찰에 검거됐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사기·범죄단체 가입 활동 등 혐의로 김민수 검사를 사칭한 40대 A 씨 등 5명(구속 3명)을 검거했다. A 씨는 지난해 1월 20일 “서울중앙지검 소속 김민수 검사다. 금융 사기단 일당을 검거했는데 당신 계좌가 연루돼 일단 돈을 찾아야 한다”며 20대 취업준비생 김모 씨를 속인 뒤 “이에 불응하면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받고, 전국에 지명수배령이 내려진다”고 협박해 42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당시 검찰 출입증과 명함 사진까지 이메일로 보내는 등 범행에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김 씨는 정읍의 한 은행에서 인턴 생활을 하며 모아둔 420만 원을 찾아 KTX를 타고 서울에 도착한 뒤 A 씨의 지시에 따라 마포구의 한 주민센터 인근 택배함에 돈을 넣었다. ‘카페로 가서 기다리라’는 추가 지시를 받은 김 씨는 하염없이 기다렸지만, A 씨는 나타나지 않았고 돈은 택배함에서 사라지고 없었다.
대학 시절 희소병을 앓는 친구를 4년 내내 도왔던 김 씨는 지난해 설날을 하루 앞둔 1월 22일 자신이 살고 있던 아파트 옥상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는 A 씨가 진짜 검사인 줄 알았다. 발견된 유서엔 ‘통화 중 전화를 끊어 검사님의 연락을 못 받아 공무집행방해죄를 받았다’고 쓰여 있었다.
김 씨 아버지는 이후 ‘내 아들을 죽인 얼굴 없는 검사 김민수 잡을 수 있을까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경찰은 앞서 지난해 11월 A 씨 등이 속해 있던 보이스피싱 조직을 1차로 검거했다.
당시 핵심 간부인 조직폭력배 B 씨를 포함해 중국 현지로 나가 기업형 범죄를 한 혐의로 일당 93명을 일망타진했다. 이들은 중국 쑤저우(蘇州) 등 8개 지역에 콜센터 등 사무실 6개를 마련해 내국인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1차 검거 때 경찰은 A 씨가 빠진 것을 확인했고, 검거한 조직원 진술 등을 통해 추적한 끝에 검거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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